(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7일 "증시가 붕괴하면 가장 손해 보는 곳은 금융산업이다"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금융회사들이 응분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금융 부문이 (증시가 붕괴하지 않도록)나서는 것이 사명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가 내려가면 연기금을 동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외국인이 32%, 개인 투자자가 21%로 전세계에서 가장 취약하다"며 "연기금 뿐 아니라 금융회사들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금리를 내리면 부담도 발생하며 한은이 이런 점을 감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정부가 재정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으며, 금융부문에서 여러 가지 안전망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가 조금 나아졌지만 세계경제가 좋지 않다"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QE3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방안과 관련,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며 "금융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 하면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주택가격이 끝없이 하락하면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어려워지고 은행도 부실해질 수 있다"며 "투기지역 지정과 같은 규제는 빨리 완화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영업정지 저축은행 매각 진행상황에 대해 김 위원장은 "매각 때 부실을 다 털어주고 자산과 부채도 골라서 갖고 가도록 구조를 바꿨다"며 "손님(인수자)을 끌 수 있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금융지주사나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도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다양한 금융수요자들을 상대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저축은행 명칭 변경은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남은 저축은행을 불안하게 할 수 있어서 자제해왔지만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 방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리스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유로존 주요 국가들이 빨리 결단을 내리고 수습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이번 사태는 유로존 핵심 국가들과 국제기구들이 빠르게 처방을 내려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외환위기와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 정상급 시스템으로 탈바꿈했다"며 "유로존 재정위기에도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덜 고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전세계 투자자들이 가장 매력을 느끼는 투자처다"며 "대한민국에 투자하기를 권유하며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분산해서 투자하면 위험을 줄이고 기회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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