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12년 주식시장이 열린 첫날, 애널리스트의 푸념이 여의도 증권가에 화제가 됐다.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지 그냥 미행을 붙이는 게 낫겠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펀더멘털로 주가 설명이 불가한 종목이 많아져서다.

이른바 `잡주'는 과거에도 있었다. 최근에는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저가 종목이 아닌 나름 우량주마저 테마주로 엮여 분석 불가 형태의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종목은 안철수연구소와 수혜주로 지목된 테마주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온 지난 9월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11월 보유 지분 절반을 기부한다는 소식에 11월에는 10만원을 뚫기도 했다.

당시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이슈에 따라 개인들이 뛰어들면서 주가가 평가의 영역을 벗어났다"며 "내년 추정 주당순이익(EPS)과 주가수익비율(PER) 18배를 적용했을 때 현재 적정 주가는 4만5천원~5만원 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들이 단기매매로 이익을 보려는 것인데, 안 원장의 행보가 마무리되면 주가는 떨어지게 돼 있다"며 "개인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투자자들은 냉정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안철수연구소도 곧바로 "기업의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과도한 투자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새해 첫 날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한 때 상한가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15만9천500원으로 경신했다. 안 원장이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린다는 소식이 이날 주가를 자극했다.

이 보도와 맞물려 안 원장이 변대규 휴맥스 대표와 이재웅 다음 창업자 등을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는 보도가 있자, 휴맥스홀딩스와 휴맥스는 동시에 장시작과 동시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상한가 매수 잔량만 각각 138만주, 45만주에 달하고 평소 거래량의 많게는 10배 이상이 거래됐다. 다음 역시 3%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은 코스닥 시가총액 2위, 휴맥스는 66위다.

한 애널리스트는 "휴맥스 점상, 다음 상승은 안 원장 보도 때문"이라며 "책상에 앉아 PER니, PBR이니 추정하는 것보다 안 원장이 누굴 만나고 다니는지 미행을 붙이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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