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세계 주식시장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식시장도 낙폭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브렉시트 파문의 진원지인 영국은 주가가 폭락 후 더 크게 반등해 오히려 브렉시트 전보다 더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주가와는 달리 환율과 금리는 아직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93선에 머물다가 브렉시트 이후 96.7까지 올랐다. 4일 현재 달러인덱스는 95.6에 거래돼 브렉시트 전 수준으로 복귀하려면 아직도 먼 길을 가야한다. 엔화 강세는 계속되고 있고,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약세도 계속되고 있다. 4일 현재 달러-엔은 102엔선에 머물고 있고, 유로-달러는 1.11달러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아직도 어수선하다. 미국 국채금리는 브렉시트 전 1.7%에서 1.4%대로 추락한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투자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어서다. 일본 국채금리는 10년물 이하 중.단기물은 물론 장기물인 20년물마저 마이너스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고, 독일 국채금리도 안전자산 수요 때문에 강한 하락압력을 받는다.

영국 국채금리는 2년물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한 데 이어 10년물 금리도 0.8%대로 내려서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영국은 향후 주요 국채금리가 급락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원기를 회복했지만, 환율과 금리가 안정되지 못했다는 것은 시장이 브렉시트의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지구의 표면(지각)을 주식시장에 비유한다면, 그 아래 있는 맨틀은 환율과 금리에 비유할 수 있다. 지구 겉면이 일시적으로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맨틀은 여전히 꿈틀대는 것과 같다.

맨틀(환율과 금리)이 크게 출렁댄다면 현재 안정돼 보이는 지각은 언제든지 다시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브렉시트가 근본적인 해법을 찾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회복은 일시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추가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영국과 유럽에서 나오는 불협화음이 들려올 때마다 주기적으로 금융시장은 경련을 일으킬 것이다. 일시적인 회복에 안도하지 말고 또 다른 돌출변수에 대비하며 위험관리를 하는 보수적인 마음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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