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나스닥에 상장된 페이스북(Facebook)의 주식과 관련해 끝없이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상장업무를 맡았던 주관사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해 고평가 논란을 야기하더니 거래소인 나스닥의 시스템 오류로 주식의 거래가 상당 시간 중단되기도 했다.

상장 주식의 무리한 시초가의 산정이나 일시적인 거래불능 상황은 그 후에 지속되고 있는 후폭풍에 비하면 작은 문제에 불과해 보일 정도다.

일부에서 `Sanity Check(제정신인지 확인한다)'라고까지 명명한 페이스북 상장 이후의 기술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평가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회사들의 앞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다음 `대박' IPO로 거론되던 트위터(Twitter)의 상장 예정가격에 대해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분위기다.

페이스북 자체에 대한 평가도 대체 이 회사가 투자자들을 그리도 들뜨게 하던 그 회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장 전과는 180도 변한 모습이다. 많은 회사의 상장을 지켜봤지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회사가 상장 직후 이렇게까지 향후 전망이 부정적으로 급변한 경우는 기억하기 힘들 정도다.

향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성장엔진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으며, 주가도 5월17일 주당 38달러에서 6월12일 현재 27달러로 약 30%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가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현상을 유럽위기에 비유한다. 흥청망청 떠받쳐 올리고 보니 실제론 속에 아무것도 없더란 얘기다.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던 그 분석가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궁금할 정도다.

페이스북의 몰락을 예견한 시장 참여자가 거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위기를 예측한 시장 분석가들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만큼 시장 예측은 어려운 일이란 뜻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 있을 땐 다른 쪽을 보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금융당국이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모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과거 해외 유수기관의 경고를 무시하던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한발 앞장서서 문제를 직시하고 대비하려는 모습은 바람직하다고 봐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지만 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오히려 정부, KDI의 합동 TF가 정부부채 이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 눈에 띈다.

최근 일부 당국자는 경제와 관련해 과도하리만큼 걱정스러운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정면으로 비판할 만큼 자신있게 반대 견해를 밝히는 당국자도 딱히 없다.

금융당국은 경제에 대한 걱정이 업(業)인 곳이다. 그 걱정이 걱정으로만 끝나지 않고 철저한 대비로 이어져 멀지 않은 미래엔 당시의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오길 기대한다. 지금은 좀 과도하게 걱정해도 될 시점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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