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유럽은행채 금리로 본 베일인(bail-in)
<배수연의 전망대> 유럽은행채 금리로 본 베일인(bail-in)
  • 승인 2016.07.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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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주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금융사의 한 획을 그을 수도 있는 판결을 내렸다. 대형 은행 등 금융기관을 구제할 때민간 투자자에게 손실을 먼저 부담시키는 '베일인'(bail-in) 규정이 합법이라고 했다. `베일인' 규정은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면서 실라 베어 전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장이 주장해 유명해졌다. 금융기관과 투자자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범규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일인'(bail-in)은 은행이 부실채권으로 어려워지면 주주 뿐만 아니라 채권자도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채권자도 일정 부분 손실을 감수하는 이른바 헤어컷(hair-cut)을 당할 수 있다. 은행이 부도가 나면 대규모 공적자금 등 외부 자금을 조성해서 정상화시키는 베일아웃(bail-out)의 대척점에 있는 개념이다. 우리나라가 1998년 은행권의 대규모 부실로 국제통화기금(IMF)이 혹독한 조건을 전제로 구제금융을 제공한 경우가 베일아웃의 전형이다.

베일아웃은 이익은 주주나 경영진이 독점하고 손실은 납세자들이 분담한다는 비난을 샀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구제금융을 제공받았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공분을 샀던 경우도 있었다.

세계 최대 은행이면서 최고의 신용등급을 자랑했던 도이치방크가 최근 고금리로 은행채를 발행하는 것도 베일인에 대한 우려를 사전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채권 상세정보(4472)와 채권 종목 검색(4249)에 따르면 도이치 방크의 3년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 표면 이자율은 연 2.00%다. 같은 기간 구조의 유로화 표시채권은 표면 금리가 연 2.75%까지 치솟는다. 독일 분트채의 3년만기 금리가 마이너스 0.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가산금리가 무려 327bp에 이르는 셈이다. 도이치방크의 굴욕이다.

프랑스의 대표선수격인 소시에테제너럴은 만기 5년의 유로화 은행채 금리가 표면금리 2.6%에 발행되고 30년물의 경우 5.6% 수준까지 치솟았다.

브렉시트의 진앙지인 영국의 바클레이즈는 만기 10년 달러화 은행채 금리가 무려 5.2%까지 치솟았다. 5년만기 바클레이즈의 유로화 은행채 금리도 3.1%다.

유로존의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의 굴욕이라고 해도 과한 말이 아닐 정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25% 수준인 국내 은행권의 은행채 금리는 지난 주말 기준으로 연 1.357%다. 은행채의 금리 수준만 보면 우리나라는 금융선진국이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 현안이 산적한 국내 금융기관은 과연 베일인의 무풍지대일까.2020년 무렵부터는 금융기관 회계제도 변경을 골자로 하는 바젤 시리즈가 가시화되기 시작한다.우리나라 은행도 베일인이라는 개념을 이제부터 고민해야하지 않을까.(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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