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위험한 부문으로 지목됐던 자산관리상품(WMP)에 대해 중국 당국이 규제를 강화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는 WMP를 매입할 수 있는 주체를 제한하고, WMP가 주식 등 더 위험한 자산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제한할 방침이다.

또 소형 은행들의 WMP 판매도 금지할 계획이다.

21페이지에 해당하는 규제안은 초안으로 만들어져 일단 국유은행들에 전달됐으며 업계의 의견을 들은 후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WMP는 지난 4년간 7배가량 늘어나며 현재 3조2천억 달러 시장으로 커졌다. 이는 중국 그림자 금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은행권의 주요 위험으로 지목돼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제안은 WMP의 급증을 막기 위한 가장 포괄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규제안에는 해당 정책은 "상업은행들의 WMP 사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WMP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고, 금융 소비자들의 권리와 이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됐다.

은감위는 해당 규제에 대한 내용이 사실이라며, 최종안을 발표하기 전에 업계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이를 은행들에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초안에서 제안됐으나 시행되지 않은 것도 이번 초안에 포함됐다고 WSJ은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몇몇 은행이 당국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으며 이번 조치는 은행업계의 무분별한 신용 확장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UBS의 제이슨 베드포드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중소형 은행들은 추가 대출을 얻을 자본이 부족함에도 대출을 지속해서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WMP를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더 최근에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고객들에게 더 높은 수익을 약속하기 위해 WMP로 모은 자금으로 주식이나 원자재와 같은 더 위험한 자산에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WMP가 투자한 대출이나 투자상품이 은행들의 장부 내 대출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가 되지 않아 중국 금융시스템의 복잡성과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WSJ은 당국이 기업에 대한 대출과 같은 보다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WMP보다 주식이나 다른 더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WMP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더 위험한 주식 등과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WMP는 이를 잘 이해하는 투자자에게만 판매가 제한돼야 하며 개인 투자자들은 채권과 같은 더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WMP만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은 악성 채권 및 대출을 보유한 WMP에는 투자할 수 없게 했다.

은행들에는 WMP 손실에 따른 준비금을 더 많이 예치하도록 규정했고, 은행들이 발행한 다른 대출에 투자하는 WMP에는 한도를 둬 체계적 위험을 낮추도록 했다.

은감위는 해당 정책이 언제 시행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주지는 않았다.

애널리스트들은 과거 중국은 새로운 규제가 성장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제안한 규제를 완화하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한발 물러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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