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홀딩스 그룹이 오는 11일(이하 미국시간) 분기 실적 발표에서 회계 관행과 정보 공개 문제를 명확히 설명해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해줄지 주목된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톰슨 원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2017 회계연도 1분기 알리바바 매출 전망치는 3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이날 85.24달러로 마감했다.

WSJ은 알리바바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알라바바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베팅은 지난 5월 말 이후 29%가량 증가했다.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알리바바에 물류 관련 회계 자료와 중국의 최대 쇼핑이벤트인 '광군제'(光棍節) 관련 경영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소식에 알라비바 주가는 당시 하루에만 7% 폭락했다.

SEC는 정보제공 요청이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고, 알리바바는 SEC의 요청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가 공시하는 재무제표의 투명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것이 사실이다.

우선 주요 물류 자회사의 실적을 회사 실적에 반영하지 않아 손실을 감춰왔다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알리바바의 물류망인 차이냐오(菜鳥)는 2015 회계연도와 2016 회계연도에 각각 9천만 위안과 2억9천500만 위안의 순손실을 냈다.

또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총거래액(GMV) 산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GMV는 온라인 몰에 입점한 업체가 판매한 총금액으로 애널리스트들이나 투자자들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성장성을 확인하는 용도로 종종 사용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와 다른 중국 경쟁업체들은 주문 당시의 총거래 금액으로 GMV를 계산해 추후에 취소되거나 반품되는 경우도 거래 금액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알리바바는 이 같은 논쟁에 대해 중국 기업들의 운영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오해이며 회사는 차이냐오를 비롯한 많은 회계정보를 공개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회사의 여러 사업 부문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WSJ은 알리바바가 각종 인수와 협력, 투자 등으로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며 연간 실적 보고서가 19페이지에 달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차이냐오의 실적이 알라비바의 실적에 포함되는지와 같은 문제를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퍼시픽 스퀘어 리서치의 돈 비크레이는 "(알리바바의 실적 보고서에) 불명확한 것들이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다.

차이냐오는 알리바바가 지분을 47%가량 소유한 물류회사로 하루 330만 개의 배달품을 처리한다.

알리바바는 차이냐오의 실적을 회사의 실적에 편입하지 않고 있지만, 회계 기준상 기업들은 모회사가 자회사의 제1 수혜자일 경우 이를 모회사 실적에 편입해야 한다.

일부 회계 전문가들은 알라비바가 작년 차이냐오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했다며 이는 차이냐오의 총 배달 물량 중 알리바바를 위해 처리되는 물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에드 케츠 펜실베이니아 대학 회계 담당 부교수는 "이는 알리바바가 챠이냐오를 실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알리바바는 관계사를 통해 차이냐오의 지분을 보유한 경우도 상당하다.

일례로 알리바바는 중국 백화점업체인 은태상업(銀泰商業)의 지분을 33%가량 보유하고 있으며 은태상업은 자회사를 통해 차이냐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설립한 마이뱅크의 지분을 25% 보유한 투자그룹 복성국제도 차이냐오의 지분을 10%가량 보유하고 있다.

WSJ은 차이냐오의 2015년도의 손실액이 6억1천700만 위안, 당해 알리바바의 순익이 715억 위안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알리바바가 차이냐오를 실적에 포함하더라도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알리바바가 차이냐오의 실적을 회사 실적에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알리바바는 회계 규정상 차이냐오를 실적에 반영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차이냐오에 대한 재무정보 공개가 애널리스트들의 우려를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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