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국내 전문가들은 17일 중국의 선강퉁(深港通) 시행안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개방 폭이 컸다며 앞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강퉁은 선전과 홍콩 주식시장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로, 후강퉁에 이어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방 조치 중 하나다. 선강퉁도 후강퉁처럼 두 가지 방향의 거래가 이뤄지는데, 해외 투자자들의 선전 A주로 투자할 경우 '선구퉁(深股通)', 중국인들의 홍콩 주식투자로는 '강구퉁(港股通)'이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선강퉁의 투자대상, 투자 한도 면에서 모두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다"며 "특히 선강퉁과 더불어 후강퉁 전체 투자 한도가 폐지된 점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강퉁 시행안에 따르면 선전 A의 투자대상 종목수는 총 867개, 홍콩H주는 110개가 된다"며 "이는 그동안 시장에서 예상했던 약 505개의 A주와 100여개의 H주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체 투자 한도는 선강퉁 제도 발표와 함께 모두 철폐됐다.

기존 후강퉁의 경우 상해A주는 3천억위안, 홍콩 주식은 2천500억위안의 전체 투자한도가 있었으나 앞으로 관련 규제는 사라지게 된다.

다만 일일 거래 한도는 후강퉁과 같다.

선전A주인 경우 130억위안, 홍콩 주식인 경우 105억위안이다.

최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 때는 일일 거래 한도가 평균 10%에 불과했다"며 "선강퉁은 한도 소진율을 순매수액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 거래액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선강퉁의 제한사항으로는 후강퉁처럼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단일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분 한도 룰은 그대로 적용된다. 현 규정상 단일 상장 종목에 대해 단일 해외 투자자는 최대 10%, 전체 외국인 합산 지분율은 최대 30%를 초과할 수 없다.

최 연구원은 "선강퉁 시행으로 총 1천72개의 A주 종목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개방된다"며 "이는 중국 전체 A주 종목 수의 50% 이상, 시가총액의 70% 이상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선강퉁으로 내년 A주의 MSCI 편입 가능성도 커지고 나아가 후강퉁 투자 대상 확대 및 한도 증액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020년에는 중국 주식시장의 완전 개방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본시장의 외국인 개방 가속화는 과도한 개인 투자자 중심에서 기관, 외국인으로의 매매주체가 일부 이양될 것"이라며 "상장기업의 회계 불투명성과 관리 감독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중국 금융시장도 선강퉁 시행 전후로 수급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강하게 유지되는 성장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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