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중국 정부의 이차 산업 구조조정 추진이 단기적으로 성장률과 고용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향후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가량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구조조정 추진은 단기적으로 중국의 실업률을 0.4%포인트 상승시키고 성장률을 0.5%포인트 가량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 같은 영향은 수년간 분산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석탄, 철강, 시멘트, 조선, 전해알루미늄, 평판유리 등 6개 산업에 대해 과잉 생산능력 문제 해결에 나섰다. 특히 경제 내 비중이 크고 한계기업들이 많이 몰려 있는 철강과 석탄 산업을 중심으로 이달부터 구조조정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연구위원은 "과잉 생산능력의 해소는 설비와 인력 감축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빚 갚을 능력이 없거나 외부 지원 없이 생존하기 힘든 한계기업들이 청산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철강, 석탄 산업과 연관산업에서 모두 약 300만 명의 인력이 정리된다고 가정하면 중국의 실업률이 0.4%포인트 상승한다고 추정했다.

이들 인력의 소득이 2분의 1로 줄어들면 중국의 비농업부문 가계소득이 0.4% 감소하고, 가계 소비지출도 0.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의 투자 억제로 이들 산업에서 고정자산투자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면 전체 고정자산투자가 약 0.5% 감소하게 돼, 이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 폭은 0.5%포인트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리하고 구조조정의 총사령부 격인 중앙정부 안에서 이견과 갈등이 노출된 상황이라며 이번 구조조정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건은 금융시장에 미치는 나쁜 영향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조조정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면 위험기피적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져 자산 현금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부도나 청산이 늘어나면서 주식, 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펀드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자산 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은행들이 자금줄을 죄기 시작하면 금융권 전반으로 신용경색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재정과 통화정책을 적절히 운용해 경기 급랭과 자금 고갈을 방지해야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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