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1MDB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에 중국이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이 지난해 막대한 부채를 진 1MDB의 자산을 구매해 숨통을 틔워졌기 때문에 말레이시아가 앞으로 경제적·정치적으로 중국에 적대적인 정책을 펴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주변국과는 달리 중국 어선의 어장 침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도 미온적이다.

동남아시아 국제문제 연구기관인 ISEAS의 탕 시우 문 박사는 "말레이시아가 무역과 투자에 있어 중국에 점점 의존한다는 사실은 영유권 문제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태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국회의원인 찰스 산티아고는 철도·원자력 발전 등 사회 기반 시설 프로젝트에서 앞으로 중국 기업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1MDB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2009년에 설립한 국영투자회사로 5년간의 사업 결과 부채규모는 420억링깃(11조5천억원)에 달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MDB의 자산을 두 차례 중국에 매각 했고 그 중에는 23억달러(약 2조7천억원)에 중국광핵그룹(CGN)에 판 전력 회사도 들어 있다.

말레이시아 야당 국회의원인 라피지 람리는 당시 매각을 반대하며 "해외 기업이 국가 전력 회사의 전기 생산을 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관세도 해외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부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MDB는 경영 실패 뿐만 아니라 부패 의혹도 받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7월 1MDB의 자금 35억달러가 유용됐다고 주장하며 자산 압류 소송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 것과 말레이시아 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 커진 것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남중국해 분쟁에서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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