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홍콩의 캐세이퍼시픽항공(국태항공ㆍ0293)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줄었다고 발표했다.

기업 고객들의 출장 감소로 여객 사업 부문이 타격을 입었으며, 유가 베팅이 잘못돼 헤징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억5천300만 홍콩달러(주당 9 홍콩센트)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기록한 19억7천만 홍콩달러(주당 50.1홍콩센트)보다 82%가량 급감한 것이다.

순이익은 시장 전문가들의 중간 예상치인 10억7천만 홍콩달러보다도 크게 줄었다.

중간 배당액은 주당 5 홍콩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의 26 홍콩센트보다 낮아졌다.

이날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7.31% 하락한 11.92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개월래 최저치로 지난 12개월간 캐세이의 주가는 27%가량 떨어졌다.

상반기 매출은 9.3% 줄어든 456억8천만 홍콩달러로 집계됐다.

유료 승객 1인 ㎞당 평균 요금인 여객 수익 단가(passenger yield)는 10.1% 줄어들었다. 다만 같은 기간 여객 수는 2.6% 늘었다.

화물 사업부도 중국의 경기 둔화로 화물 수익 단가(cargo yield)가 17.6% 하락했다. 같은 기간 화물량은 2.3% 감소했다.

캐세이는 연료 가격에 대한 잘못된 베팅으로 44억9천만 홍콩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유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유가 상승에 따른 위험을 헤지해뒀으나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지 못하면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세이는 올해 여객 연료 수요의 63%가량에 대한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예상해 그에 따른 위험을 헤지해뒀다. 2017년 연료 수요의 51%가량은 배럴당 89.5달러, 2018년 연료 수요의 44%는 배럴당 80.5달러 수준을 예상해 헤지해뒀다.

그러나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48.57달러 수준이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츠의 켈빈 라우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캐세이의 여객 및 화물량, 수익 단가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2016년은 또 한 번의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세이의 존 슬로사 회장은 "하반기 영업 환경도 상반기와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에 계속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객 수익 단가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다. 생산과잉과 취약한 경제 환경이 화물 수요에도 타격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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