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당국과 투자사들이 야심차게 시작한 헤지펀드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프라임브로커 자격을 따 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새해 전략 가운데 `헤지펀드'를 으뜸으로 표방하고 있다.

주식을 사서 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한 방향 투자보다 여러 투자분야와 방향을 이용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헤지펀드는 국내 투자시장의 신기원을 이뤄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당국은 헤지펀드를 통해 기관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하고 원활한 모범 자본을 공급하는 금융벤처로서의 기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2개 헤지펀드를 출시한 9개 자산운용사의 국내 펀드 1개월 운용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작년 한 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 확산으로 기존의 고수익률을 자랑하던 헤지펀드가 주식시장의 수익률보다도 뒤처졌다는 헤지펀드리서치(HFR)의 자료도 외신을 타고 들어온다. 시장의 불확실성 앞에서는 헤지펀드의 고급 전략도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헤지펀드는 레버리지(차입거래) 비율이 높아 대형 헤지펀드가 도산하면 금융기관 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를 불안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경고는 그리 낯설지 않다.

이 대목에서 헤지펀드의 위험성이나 매력을 논하려는 건 아니다. 헤지펀드는 다른 어떤 투자의 도구보다 강력한 증시의 수급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하면서 국내 시장에선 유럽계 자금이 10조원 빠져나갔고, 조세회피지역 헤지펀드도 5조원을 순매도했고, 그러한 국제 자금들의 움직임이 코스피를 얼마나 내려 놓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여러 증권사들의 우려처럼 올 1분기에 유럽발 위기가 정점을 이루게 될 경우 물건을 받아줄 세력도 없이 지수는 급전직하할 수도 있다.

한국 증시의 역동성 부분에 대한 평가는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에게 휘둘리고, 국제적인 큰 일이 있기 직전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로 선제 공격을 당하곤 하는 한국 시장의 빈약한 체력과 수급구조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개선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계기가 헤지펀드의 도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헤지펀드가 시장금리 이상의 퍼포먼스를 낸 것을 확인하기만 한다면 국내부동자금들이 빠른 속도로 헤지펀드 계좌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게 헤지펀드 업계의 기대다.

또 국내 헤지펀드 운용업자들이 실적을 어느 정도 축적하면 외국인 자금을 유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장의 상황도 최근처럼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헤지펀드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헤지펀드 전략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글로벌 난국은 단 시간내에 끝날 것 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한국의 헤지펀드가 꽃을 피우려면 몇가지 조건들이 제기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운용하느냐'이다. 어쩌면 그게 가장 크고 유일한 문제다. 그 숙제가 빨리 풀리길 바래본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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