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두산건설의 특수관계인 아닙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재무비율이 우량한 건설사 회사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전환사채(CB) 투자로 두산건설 주식을 17%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다.

그는 안전성, 수익성, 유동성 관점에서 매력적인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다며 건설사의 이익회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형호 대표는 2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건설사 전망에 대해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있다"며 "작년에 수주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원가관리만 잘하면 이익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처럼 신용등급이 낮은 일부 건설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대해서는 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건설사의 채권은 한국채권투자자문이 매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는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

국내 건설사의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같은 다른 채권보다 모두 금리 수준이 높고 거래가 부족할 만큼 관심도가 떨어졌다(연합인포맥스가 24일 오전 11시23분에 송고한 '<건설사 회사채 저평가 '너무하네'…스프레드 최대 220bp>' 기사 참고).

김 대표는 "건설사는 사업부지가 있어 이를 활용해 적절한 신용보강(담보제공 등)을 통해서 회사채의 안전성과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매력을 강조했다.

STX그룹과 동양그룹 회사채의 부도 사태를 보며 '그들만의 리그'인 채권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세미나를 다닌다는 그는 진짜 안전한 채권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와의 일문일답.

--두산건설의 주요 주주인데 특수관계인이 아니라면 두산건설의 어떤 점을 보고 투자했는가.

▲종목을 선정할 때 첫째로 안전성 둘째로 수익성 다음에 유동성을 고려한다. 두산건설은 부채비율 171%로 건설사 평균부채비율(200%)보다 낮고 자기자본이 1조2천억원인 대형사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회사의 자산가치(quality)가 가장 중요한 분석 포인트인데 두산건설의 경우 해외사업장이 없어서 2015년 대규모 상각을 실행한 해외 미청구공사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준공 후 미분양사업장은 일산제니스, 대구제니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충당금 적립률이 18%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25%면 쉽게 매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건설 부문에서 부실요인이 크지 않다고 본다. 이 외 신분당선을 선점하는 등 앞으로 안정적인 매출성장이 기대되고 채무불이행 리스크는 매우 낮다.

--채권투자자문사라면 생소하다. 그간의 수익은 어땠나. 두산건설 전환사채(CB) 외 주로 어떤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인가.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채권과 펀드(Fund of Fund) 전문가로 구성됐다. 우리나라의 개인과 일반법인의 회사채 투자규모는 활발한 편이지만, 관련 법규와 이론적인 배경을 갖추고 투자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STX그룹과 동양그룹 회사채의 부도 사태 때 채권전문 투자자문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2014년 1월16일에 투자일임을 시작한 이래 연 10% 수준의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다. 수익원은 채권에서 연6~7%, 공모주에서 연3~4%다.

우선으로 고려하는 섹터는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의 주식관련사채다. 주식관련사채 다음으로 담보가 제공된 전자단기사채에 투자한다. 좋은 담보가 있는 전자단기사채(ABSTB)는 매우 유망하고 그다음으로 안전성, 수익성, 유동성 관점에서 매력적인 회사채를 선정한다.

--두산건설 외 건설업 회사채에 대한 전망은.

▲3개월마다 건설회사의 재무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건설업은 2008년 이후 위기가 고조되었다가, 2016년부터 부채비율 등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 수주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원가관리만 잘한다면 이익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비율이 우량한 건설회사 회사채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을 비롯한 회사채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동성이 더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를 해결할 방안에 대한 생각해본 점은.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는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문제점이다. 건설회사의 경우에는 사업부지가 있어 이를 활용해 적절한 신용보강(담보제공 등)을 통해서 회사채의 안전성과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담보의 가치를 파악하고 투자 매력도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과 일반법인 투자자들은 아직 채권시장에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저변 확대를 위해 어떤 점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개인과 일반법인에서 정기예금 대안을 찾아야 하고, 그 대안이 회사채가 될 수 있다. 회사채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와 기본적인 채권지식이 있어야 한다. 올해 5월, 한진해운 78회 사채권자집회 예비설명회에 참석하고 나서 회사채투자와 관련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후 부산, 익산에서 회사채투자 세미나를 진행했고 대구에서도 열린다.

--한국채권투자자문 혹은 김형호 대표의 운용철학은.

▲한국채권투자자문의 운용철학은 철저한 윤리와 전문성으로 고객의 투자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고객의 재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우리 회사는 CFA 윤리규정을 채택하고 있다. CFA 윤리규정은 "고객에게 거짓말하지 말라"라고 요약할 수 있다. 윤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투자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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