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코스피 주간전망)

이번 여름은 지독했다. 에어컨의 도움 아니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고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더위가 기승을 떨칠 때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되레 엄청나게 활발하였다. 코스피는 2,063까지 치고 올랐고, 삼성전자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기록했다. 여름은 하한기(夏閑期)라고 부를 정도로 시장이 한산한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달랐다. 하지만 8월 말 들어 더위가 겨우 사라지자, 이번에는 주식시장도 덩달아 재미없어졌다. 평소와는 영 딴판이니 대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기술적분석은 주가나 거래량 등을 살펴서 앞날을 점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변동성(volatility)을 파악하는 지표도 있다. 상대변동성지수(RVI, Relative Volatility Index)가 대표적인데, 이를 ‘업그레이드’한 관성지수(Inertia)도 유용하다. 변동성 지표의 원리는 단순하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를 때에는 변동성도 덩달아 증가하고, 주가가 내릴 때에는 변동성도 같이 감소한다는 특징을 이용한다. 따라서 변동성지표가 상승하다가 주가와 함께 변동성 지표가 하락할 때를 매도의 타이밍으로 삼는다.

그 원리에 따라 살펴본다면, 코스피에서는 매도신호가 진즉에 발령되었다. RVI가 60선을 하향돌파하면 매도신호로 간주된다. 그런데 RVI는 8월 24일에 60선을 무너뜨리고 하락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게 섭씨 30도쯤이야 우습잖게 넘기던 무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졌던 타이밍과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날씨와 주가가 뭔가 연관이 있을까? 관성지수도 똑같다. 관성지수는 시그널 곡선과 교차하는 시점을 매매신호로 간주하는데, RVI보다 하루 빠른 8월 23일에 역시 매도신호를 나타내었다.

변동성 지표는 단기적인 지표는 아니어서 신호를 나타내는 주기가 비교적 길다. 최근에 관성지수가 신호를 내보낸 날짜에서도 확인된다. 매수신호는 6월 29일이었고, 그게 7월 13일에 매도신호로 바뀌더니 8월 9일에야 다시 매수신호가 되었다. 그러기에 8월 23일의 매도신호가 재차 매수신호로 변하려면 적어도 보름 정도는 걸릴 참이다.

게다가 거래량이나 가격을 분석하는 기술적지표들이 거꾸로 매수신호를 나타내는 것도 의당 아니다. 이들 또한 이제까지 하나씩 둘씩 ‘팔라’는 견해를 보였다. 그리고 이제 변동성 지표마저 매도대열에 합류한 셈. 더위가 사라지면서 시장도 잠시 ‘조정’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원 주간전망)

변동성 지표는 비교적 장기 지표이므로 시장의 웬만한 움직임에는 별로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안정적’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신호 타이밍이 늦다’는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신호주기가 길다는 것은 양날의 검인 셈. 결국 변동성 지표 하나만을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른 지표를 사용하면서 변동성 지표는 그 결정을 ‘재확인’하는 용도로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말이 나왔으니 달러-원도 변동성 지표로 분석해보자. RSI나 CMO 등 가격을 토대로 하는 지표들은 이미 매수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터. 따라서 변동성 지표마저 “사라!”를 외친다면 한층 추세는 뚜렷해진다. 실제로도 그렇다. RVI는 40선을 상향돌파하면 매수신호로 간주되는데, 8월 11일에 40선을 넘어섰고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매수’신호가 발령된 상태이다. 관성지수도 똑같다. 이 지표는 RVI보다 좀 늦은 8월 19일에 시그널 곡선과 서로 교차하면서 매수신호를 나타내었다.

일목균형표 역시 같은 움직임이다. 기준선과 전환선이 호전되면서 상승추세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여러모로 모아 달러-원이 상승세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환율은 그동안 바닥이었던 1,091원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꽤 많이 치고 올라왔고, 덩달아 상승한 기간도 적지 않다. 슬슬 피로감이 쌓일 즈음이다. 변동성 지표도 ‘매수’를 말하고 있지만 앞서 살폈듯 이들 지표에서 신호가 감지된 지 꽤 시간이 지났다. 자칫 ‘매도’신호로 뒤바뀔까 주의해야 할 지경이다.

종합할 때 지난주 이전에는 ‘롱’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쌓아도 큰 위험이 없었겠지만 이번 주까지 그런 상황이 이어지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달러-원은 다소 흔들릴 공산이 있다. 게다가 때마침 후행스팬도 26일 전의 캔들에 딱 닿으면서 저항에 직면할 참. 이래저래 달러-원은 약간 조정을 받겠다.

이 경우 기준선과 전환선이 버티는 1,110원이 중요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