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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에 나는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리라 예상했는데 틀렸다. 주가는 오히려 크게 올라 전고점도 갈아 치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 주장이 맞고 틀렸다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어디가 잘못되었고, 무엇을 놓쳤는지 알아보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 바둑에서 복기를 빼먹지 않아야 실력이 느는 법. 지난주로 되돌아간다.

‘패착’을 정리한다면, 변동성 지표의 타이밍이 늦다는 단점을 간과한 것과 결정적인 실수로 일목균형표에서 파동 세는 일을 게을리 한 것이겠다.

하나씩 살핀다. 지난 글에도 언급하였듯 변동성지표는 늦다. 추세를 앞서기보다는 뒤따르는 경향이 많아 그것에만 의존하기는 위험하다. 실제로 RVI는 지난주에 주가가 오르자 되레 매수신호를 내면서 우리를 ‘배반’하였다. 그러다 금요일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다시금 ‘매도’신호를 내고 있다. 애당초 이 지표를 너무 믿은 것이 잘못인데, 어떻든 변동성지표로 본다면 주가는 다시 밀릴 것이라는 말이 된다.

그리고 파동이다. 이번의 상승세는 6월 24일 1,892의 저점에서 출발하였다. 그때부터 파동의 숫자를 세어보면 지난주 월요일(9월 5일) 기준으로 7개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통상 파동은 9개로 완성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시 주가는 충분히 상승할 여력이 있었던 터. 나는 그 점을 간과하였고(지난 월요일 글이 실리자마자 한 애독자가 지적해주었다. 감사하다), 실제로 주가는 직전고점(2,063, 8월 16일)을 넘겼던 것이다. 지난 목요일에 2,073의 고점을기록하면서 비로소 코스피는 9개의 파동을 완성했다.

이번 주(라고 해보아야 달랑 이틀뿐이지만) 시장은 어떨까? 지난주의 ‘조정’ 주장이 틀린 탓에 조심스럽다. 그런데도 역시 조정 국면이 전개되리라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는 다 말했다. 비록 느리지만 변동성 지표가 ‘매도’라고 재차 주장하고 있으며, 이제는 일목균형표에서 상승파동 9개가 다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근거를 하나 더 덧붙인다. 지수는 전고점을 넘겼지만 기술적지표의 고점은 갱신되지 않았다. 이건 심상치 않은 징조이다. 약세괴리(bearish divergence)라는 뜻. 주가와 지표의 움직임이 서로 다르게(괴리) 나타난다는 것은 상승추세가 막바지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예삿일이 아니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의 경우에는 다소 체면이 선다. 예상대로 환율이 내렸기 때문이다. 관성지수도 기대했듯 지난주 초반에 ‘매도’로 돌아섰다. 또한 결과적이지만 지난주 수요일(9월 7일)에 환율이 1,100원 선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며 추락한 통에 차트에 커다란 하락갭이 만들어졌다. 갭에는 통상적으로 ‘메워지는(fill)’ 특성이 있다. 따라서 달러-원은 더 내리기보다는 하락갭 언저리로 반등할 공산이 높다. 실제로 지난 주 후반에 환율은 1,100원을 넘어서 위로 올라서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난공불락’으로 간주되던 1,100원이 붕괴됐으니 시장으로서는 커다란 심리적 지지선을 잃은 셈. 설령 이번 주에 달러-원이 1,100원 고지를 탈환하더라도 의미는 다르다. ‘무너진 적이 있는’ 지지선과 ‘전혀 무너진 적 없는’ 지지선은 천양지차이다. 강도로는 비교할 수 없다. 이제 1,100원 선의 의미는 상당히 희석되었다.

일목균형표를 보면 대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지금의 추세는 무엇일까? 그렇다. 하락세이다. 제일 위쪽으로 구름(그것도 시커먼 음운!)이 버티고, 아래로 기준선-전환선-환율의 순으로 배열되어 있으니 전형적인 역배열이다. 이것은 앞으로도 한참이나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관성지표가 ‘매도’를 말하고 있지만, 그것뿐 아니다. MACD도 ‘팔라’는 주장이고, 하다못해 이동평균선도 지난주에 데드크로스를 발령하였다.

따라서 이번 주를 포함한 향후의 환율 움직임을 예상해보자. 당장 주 초반에는 하락갭을 메우려는 반등이 있을 터. 후행스팬을 고려한다면 1,110원 언저리에서 캔들의 저항을 받으리라 예상된다. 그런데 설령 반등이 강력하여 26일 전 캔들의 저항을 넘기더라도 그 위의 구름이 너무 두터운지라 추가적인 상승은 어렵겠다(1,150원을 넘겨야 비로소 구름을 돌파할 수 있으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추세로 원상복귀, 대세를 따르는 하락세가 재차 이어지리라 전망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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