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추석 연휴 동안 세계 금융시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으나 주식시장과 외환ㆍ채권 시장 등 주요 시장은 평온했다. 미국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에 들어갔고, 시장은 관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엔 다소 큰 폭의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에 따라 가격 변수들이 춤추는 한 주가 될 것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결과는 22일(한국 시간) 새벽 나오고, 일본의 통화정책은 하루 앞선 21일 결정될 예정이다.

미국은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공개된 경제지표가 금리인상을 뒷받침할 만큼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준 내부에서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점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춘다. 매파적 성향의 지역 연방은행(Federal Reserve banks) 총재를 중심으로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보필하는 위치에 있는 이사(Governor)들은 금리인상에 미온적이다. 특히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금리인상 신중론을 제기한 이후 시장에선 금리인상 가능성을 대폭 낮춰보고 있다. 브레이너드의 발언 이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9월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불과 12%로 반영하고 있다. 브레이너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기에 시장은 그의 발언을 주목한다.

연준 내부의 합의(컨센서스)를 중시하는 전통을 고려할 때 9월 금리인상을 예상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찬성하는 표가 절반 이상 나오고, 미국 대선이 끝난 뒤 12월에 만장일치 표결로 금리를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더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정책 결정을 보고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면 달러가치는 오르고 엔화가치는 자연히 떨어질 것이다. 일본이 최우선시하는 변수가 환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금리인상이 결정되면 일본 정책당국으로선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말했듯이 일본의 9월 회의 결정 하루 뒤에 미국의 9월 회의 결과가 나오므로 일본 정책당국이 굳이 9월에 서둘러 추가 완화 결정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베노믹스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는 "연준의 9월 회의 결과를 보고 난 뒤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행 내부에선 다양한 방안의 추가 완화 대책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마이너스인 기준금리를 더욱 내리는 방안과 해외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은 물론 영구채를 발행하는 안까지 이용 가능한 모든 대안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 환율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다 보니 자국 상황보다는 미국 상황에 더 민감하다. 만약 일본이 미국에 앞서 추가 완화 정책을 발표했는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일본이 의도한 정책 효과가 발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본은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어왔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일본의 거듭된 완화 정책에도 엔화가치는 올해에만 달러에 비해 16%가량 절상됐다. 일본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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