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대응력 높이고, 국제금융시장 메이저 플레이어 돼야"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민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금융발전심의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국제금융ㆍ외환시장, 외환제도, 금융협력ㆍ국제기구협력, 경제협력ㆍ통상 등 4개 분과위원회를 총괄해 외환시장을 포함한 대외부문의 핵심 이슈의 논의를 주도하는 초대 위원장에 조성일 중앙대 교수가 낙점됐다.

조 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딴 글로벌 경제 및 금융부문 전문가다.

공공정책포럼 민간위원과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전문가포럼 기금분과 위원, 기재부 기금운용평가단 국민연금 평가팀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공공부문과 연금운용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다.

조성일 국금발심 위원장

조 위원장은 20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작은 개방 경제가 아니면서도, 대외 개방도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힌다"며 "글로벌 금융경제 영향을 어쩔 수 없이 받기 때문에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수동적 측면에서 잦아지는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체력을 키워야 하고, 능동적으로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 활동해야 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방침대로 레벨 자체 보다는 변동성 축소에 주안점을 둘 생각이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환율이 높은 건 좋지 않다"며 "세계적인 트렌드는 가능하면 변동성을 줄이고 펀더멘털 레인지 내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 안정을 위해 자체 경제 체력이 튼튼해야하고, 중앙은행 등 정책당국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본 규제 라든지 외환정책을 적절히 사용해 최소의 비용으로 환율 변동성을 줄여야 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도 했다.

조 위원장은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의무퇴직연금)과 미국의 IRA(개인퇴직연금)을 예로 들며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은행이나 보험보다 기회가 있는 곳은 자산운용"이라며 "호주에서는 자산운용이 각광받지 못하다가, 슈퍼애뉴에이션으로 투자자금이 생기니까 운용사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맥쿼리 같이 큰 곳도 나왔고, 미국도 IRA로 자산운용이 매우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이 있고 퇴직연금도 커가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산을 축적하면 자산운용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베이스(바탕)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처음으로 열린 국제금융발전심의회에서 조 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트라우마에 심리적으로 과도하게 묶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경제의 특성에 맞는 국제금융, 외환관련 제도ㆍ정책, 기업과 금융산업의 해외진출 지원, 자유무역 기조와 금융안전망 확장을 위한 국제협력 등에서 많은 토론을 하자"고 당부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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