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이션 지속성은 충격 발생 후 인플레이션이 이전 수준 또는 장기균형 수준으로 복귀하는 기간으로 정의된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볼 때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은 인플레이션을 물가안정목표 수준으로 수렴시키고자 하는 통화정책 비용과 정책시계(time horizon)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태정 한국은행 선임연구원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인플레이션 지속성의 주요 특징을 5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은 매우 낮은 반면 근원물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근원물가 인플레이션의 경우 충격이 4분의 1 크기로 축소되는 데에 약 3분기 정도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둘째,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은 신흥 시장국보다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셋째, 지난해 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것은 지속성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전년동기대비라는 지표 자체의 속성과 농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충격이 연이어 발생한 데 주로 기인했다.

넷째, 소비자물가지수의 세부 항목별로 지속성을 살펴보면 농축수산물과 석유류의 지속성은 낮은 수준인 반면, 개인서비스의 경우 자체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개인서비스 가격에 대한 충격 발생 시 여타 항목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수입물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은 절대수준 면에서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김태정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같더라도 농축수산물, 석유류, 개인서비스 등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세부 항목에 따라 지속성이 달라질 가능성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부 권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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