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채권시장은 가팔라졌던 미국 채권 수익률곡선이 소폭 평탄화됐지만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완화되기는 어려워보인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것이 경기를 부양하는 데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스태리 피셔 부의장은 경기부양적인 재정정책은 장기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매파로 분류되는 피셔 부의장이 통화정책 시기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채권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전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과 피셔 부의장 발언에서 12월 금리인상 시사가 강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피셔 부의장은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과 물가지표들이 중앙은행이 설정한 목표에 매우 근접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12월에 금리를 올려도 무리가 없다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12월에 미국 금리가 인상될지 여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근 글로벌 채권금리를 움직이는 큰 흐름은 '스티프닝'이다. 일본이 장기금리목표제를 실시하면서 커브 스티프닝은 글로벌 화두로 자리했다.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낮춰 소비와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사용했지만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부작용 논란도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돈을 풀어서 경기를 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최근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이 장기금리를 높이려고 하는 이슈와 맞물리면서 커브 스티프닝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진다는 것은 경기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커브 스티프닝의 전제가 달라지면서 한국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어졌다.

한국 장기물이 글로벌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이유는 수급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국내 경기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비관적인 인식도 작용해왔다. 이제는 이런 논리가 약해질 수 있다.

다만 한국이 채권을 찍어내면서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지는 아직까지 약한 편이다. 정부는 여전히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한국 금리와의 격차가 벌어진 데 따른 키맞추기 형태의 금리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최근 진웅섭 금감원장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4)에 대한 발언이 채권시장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전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35bp 하락한 1.7679%로 마감했다. 2년물은 2.82bp 낮은 0.8147%를 나타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7.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37.90원)보다 1.25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98포인트(0.29%) 하락한 18,086.40에 거래를 마쳤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41센트(0.8%) 하락한 49.94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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