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기조가 불변한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 실망 등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단기물은 내렸지만, ECB가 현재 완화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장기물은 오르는 등 혼조를 보였다.

달러화는 ECB가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을 확인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져 올랐다.

뉴욕유가는 최근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 따라 2% 이상 하락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비롯한 주요 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책 지원이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고 밝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였다.

10월 1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증가했다. 그러나 콜럼버스의 날과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영향을 받아 노동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3천 명 늘어난 26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4만8천 명을 웃돈 것이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0.2% 상승한 124를 기록했다. 콘퍼런스보드는 미 경제가 2017년 초까지 보통 수준의 속도로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9월 경기선행지수가 8월의 하락에서 벗어나며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지난 9월 기존 주택판매도 견조한 반등세를 나타내 주택시장이 여름철 부진에서 벗어나 본궤도에 재진입한 것으로 풀이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3.2% 늘어난 547만 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30만 채를 웃돈 것이다.

전일 오후 늦게 진행된 미국 대선 3차 TV토론 승자는 민주당의 후보 힐러리 클린턴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방송이 토론 직후 ORC와 공동으로 TV토론 시청자를 대상으로 벌인 여론 조사에서 클린턴을 승자를 꼽은 응답자 비율이 52%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승자로 택한 응답자 39%보다 높았다.

클린턴은 1∼3차 토론 후 CNN 방송의 여론 조사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두 후보 간의 격차는 점점 줄어 이날 가장 근소한 차로 좁혀졌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경제가 현재 궤도를 유지한다면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번 발언은 연내 한차례의 금리 인상을 점쳐온 연준 안팎의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의 실적 실망에 따른 통신주 약세와 유가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아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27포인트(0.22%) 하락한 18,162.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5포인트(0.14%) 낮은 2,141.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8포인트(0.09%) 내린 5,241.8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대체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통신주 급락, 유가 약세 등이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비롯한 주요 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책 지원이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고 밝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였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2%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에너지와 산업, 소재, 기술, 유틸리티 등 헬스케어를 제외한 전 업종이 내렸다.

버라이즌의 주가는 3분기 매출이 일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이용자 증가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2.4% 넘게 하락했다.

버라이즌은 이날 3분기 순익이 36억 달러(주당 89센트), 매출은 30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과 매출 각각 42억 달러(주당 99센트)와 331억 달러 대비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팩트셋 조사치인 305달러를 상회했지만 톰슨로이터 조사치인 310억9천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의 주가는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이 실망스러웠던 데 따라 10% 넘게 급락했다.

종합금융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과 전망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9%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필요할 경우 자산 매입 기한을 연장하겠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ECB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30% 내린 13.7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단기물은 내렸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현재 완화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장기물은 오르는 등 혼조를 보였다.

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 대비 1/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0.7bp 내린 연 1.745%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2bp 오른 0.823%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낮은 2.500%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ECB의 금리 동결 소식에 유럽장에서 보인 낙폭을 줄이고 반등했다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에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날 QE 연장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해, 국채가를 가파르게 떨어뜨렸다. 하지만 QE가 갑자기 중단되지 않을 것이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다시 밝혀 국채가를 수직으로 오르게 했다.

독일 국채가도 미 국채와 비슷한 차트를 그렸다.

드라기는 유가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신호는 아직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12월의 정책 결정이 내년 정책 환경이 어떻게 될지 보여줄 것이라며 경기회복을 위해서 정부의 재정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이날 ECB의 결정과 드라기 총재 발언은 전반적으로 비둘기 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을 다 해소해주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멧칼프는 "12월에 QE의 연장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성장률의 둔화나 실망스러운 물가 지표가 없다면 지난여름에 생각했던 것처럼 자동으로 연장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멧칼프는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언급이 부족한 것은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라며 "통화 긴축 선회까지 상당한 시간이 흐르겠지만, 중앙은행의 국채시장 지지는 끝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클로즈브라더스자산관리회사의 낸시 커틴 최고운용책임자는 "ECB가 내년 3월에 예정대로 QE를 끝냈을 때 유럽의 약한 경기회복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커틴은 "지표는 혼재된 데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앞으로 1년간 독일과 이탈리아 선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애버딘자산관리의 제임스 애시 매니저는 "드라기 총재는 테이퍼링에 관한 시장의 추측이 끝나길 원했지만 12월에 보자는 말만 했다"며 "이는 시장에 변동성을 유지하게 하는 답변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초기에 나온 미국 경제지표들은 ECB 금리 동결과 드라기 발언에 묻혔다.

9월 기존주택판매와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 후 국채가는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은 후 보합권에서 멈춰 오후 들어 횡보 장세를 보였다.

전략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ECB까지 재정정책을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다며 이는 대규모 국채 발행을 초래할 수 있어서 채권시장에 악재라고 지적했다.

전략가들은 또 재정 지출은 물가 압력을 높인다며 수익률이 역사적인 저점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장기채에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9월 말 1.605%에서 반등해서 세계 물가 지표 상승과 유가 오름세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로 오름폭을 높인 상태다. 영국과 미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일시적인 물가 과열을 용인하겠다는 발언도 영향을 끼쳤다.

이날 실시된 50억 달러 어치의 30년물 물가연동채권(TIPS) 입찰에서 탄탄한 수요가 확인됐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9%로 지난 6월의 최고치 77%보다 낮았지만 높은 수준을 보였고, 머니 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9.1%로 3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8.4%로 반영했다. 전일은 64.0%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2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격차가 전일 95bp에서 92bp로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10년물 수익률이 ECB의 채권매입프로그램 중단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내렸지만 2년물은 더들리 총재 발언과 신규물 공급 부담으로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두 기간물의 수익률 차이는 지난 7월에 76bp로 2007년 이후 가장 좁았지만 2015년 말에는 121.5bp에 달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 지속 확인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져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3.9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3.43엔보다 0.51엔(0.49%)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2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73달러보다 0.0044달러(0.40%)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3.6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3.50엔보다 0.11엔(0.09%) 높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251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842달러보다 0.0033달러(0.26%) 밀렸다.

달러화는 ECB의 금리 동결 소식 속에 통화정책 다이버전스 기대로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에 상승 출발했다.

유로화는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에 춤추다가 전반적으로 ECB의 완화정책 기조가 이어진다는 평가에 결국 달러에 내렸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스테픈 갈로 외환 전략가는 "드라기는 균형을 잡으려고 테이퍼링을 논의하지 않았고, 경기부양책도 영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이는 경기부양의 중단 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갈로 전략가는 "유로화는 드라기 발언을 더 비둘기적으로 해석해 결국 약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앞서서 유로화는 드라기가 균형을 잡으려는 발언에 매우 높아졌다가 다시 되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초기에 나온 미국 경제지표들은 ECB 금리 동결과 드라기 발언에 묻혔다.

9월 기존주택판매와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 후 달러는 엔화와 유로화에 오

름폭을 확대했다. 파운드화에는 횡보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유로화와 엔화에는 크게 움직이지 않고, 파운드화에는 오름폭을 낮췄다.

파운드화는 9월 영국의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옴에 따라 달러에 내렸다. 시장 예상치는 0.2% 증가였다. 9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며 이 역시 4.4%인 시장 전망치에 못 미쳤다.

멕시코 페소화는 미 대통령 후보 간 마지막 TV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우세했다는 여론 조사에도 달러에 약세를 보였다. 페소화는 2차 토론 때 클린턴 후보의 우세 결과로 달러에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외환 전략가들은 ECB가 QE를 연장할 여지가 더 많다고 본다면 금리 차에 따라 유로화는 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는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발언으로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회복되는 것과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더들리 총재 발언은 12월 금리 인상 기대를 다시 유지하게 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에 주목받았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가 올해도 다시 화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최근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만기인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7달러(2.3%) 내린 50.43달러에 마쳤다.

12월물 WTI 가격은 전일보다 1.19달러(2.3%) 하락한 50.6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에 대한 기대와 미국 원유재고 감소 등에 따른 이틀 연속 강세를 접고 이날 하락 전환했다.

유가는 전일 미국의 깜짝 원유재고 감소로 2.6% 상승하며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4일로 마감된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52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S&P 글로벌 플랫츠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 예상치는 250만배럴 증가였다.

러브에너지의 크리스 토드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서면서 이날 유가가 내림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트레이더는 여전히 미국 원유재고 감소와 다음 OPEC 회원국 회담에 대한 기대로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계은행이 내년 유가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세계은행은 내년 원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53달러에서 55달러로 올려잡았다. 올해 유가 전망치는 43달러로 유지했다.

세계은행은 OPEC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의 구체적인 안과 이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내년 유가가 견조한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OPEC 다음 공식 회담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산유량을 20만~70만 배럴가량 줄이는 안에 합의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안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회원국들은 다음 달 30일 공식 회담을 통해 각국 산유량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OPEC 회원국 사이의 시장 점유율 고수를 위한 긴장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회원국이 감산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