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김연아와 박지성 등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의 거취관련 뉴스가 전해졌다.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 참가를, 박지성은 QPR 이적을 발표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함을 알렸다.

두 스타 모두 더 이상 목표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우승을, 박지성은 월드컵 3회 진출 및 세계적인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원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선수들이다.

사실 지금 당장 은퇴하고 후진 양성에 나서도 이를 탓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편으론 두 선수의 선택이 의아하기도 하다. 이미 큰 부를 축적해 경제적인 이유가 동기인 것도 아닐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도전'이 그 이유로 보인다.

두 선수들에겐 위험이 따르는 도전이기도 하다. 김연아의 경우, 이미 한 시즌을 쉰 바 있으며 자칫 소치에서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올림픽 챔피언으로서의 위상에 흠이 갈 수도 있다. 박지성도 최고의 구단에서 중소규모의 팀으로 이적하며 향후 험난한 경기일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에 성공할 경우, 아니 그 도전에서 실패하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할 경우의 반대급부는 상당할 것이다.

이미 김연아는 IOC선수위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박지성의 경우는 중소규모인 QPR의 간판으로서 팀 내에서 과거보다 훨씬 큰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도전은 향후 도전의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그 자체로서 격려를 받을 만 하다. 이미 동기부여가 힘들 정도로 성공을 거둔 후에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도전'보다는 `웰빙(Well-being)'이 대세로 부상했고 치열한 경쟁보다는 원만한 관리가 더 선호되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두 스타의 행보는 눈에 띈다.

문득 이런 치열한 도전정신이 두 스타의 성공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두 스타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한국 기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많은 분야에서 이제는 세계 정상급의 경쟁력을 갖추고 초일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모습이 이젠 낯설지 않다. 일부에서는 금융위기로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 약진하는 한국기업을 보며 기적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어려운 시절의 고통을 감내하며 꾸준히 성장해 현재의 위상을 쟁취한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글로벌 위기는 전세계 기업들에게 옥석을 가르는 기회가 될 것이며 그 고통을 뚫고 부상한 기업들은 한결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도전해올 것이다.

지금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기업들이 `웰빙'할 때가 아니다.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국내 대부분 집단기업, 즉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과 유보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급속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SK 등 대표 기업들이 더더욱 그렇다는 게 수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그러한 스탠스는 더 역력해졌다.

물론 위험할 때 잠시 발을 빼는 건 전략일 수 있지만 지금 영위하는 사업과 수익 구조만으로도 편안하게 `웰빙'할 수 있다는 식의 전술은 더 위험한 것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현대차,SK그룹의 자산대비 현금.유보 비율 추이를 보면 2009년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런 생각을 갖게 한다.

김연아, 박지성과 같은 도전정신이 우리 기업들에게 필요한 시점이 아닌지 재점검할 때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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