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금융당국이 대우건설 주식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이라는 3분기 보고서가 공개되기 직전 대차잔고가 급증하는 등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 주식이 투자자 구성상 공매도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7일 "대우건설 분기 보고서 발표 전 공매도가 급증한 것은 의심스러운 정황이다"며 "거래소에 지시해 심의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대차거래화면(3475)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3분기 보고서가 공개되기 직전 2거래일간 해당 주식의 대차잔고는 무려 272만주 급증했다.

지난 11일에는 대차잔고가 196만주, 14일에는 76만주 늘었다. 이는 과거 대차잔고가 급증했던 지난달 17일과 지난달 9월 2일의 증감폭인 70만여주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대우건설 3분기 보고서는 14일 증시가 종료된 후 발표됐다. 외부감사인이 의견 제시를 거절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14일 오후 8시경이다.

시장 일부에서는 외부감사인의 의견 거절이란 정보를 미리 접한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하락에 베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17일 오전 9시29분에 송고한 "대우건설, '의견거절' 앞두고 대차잔고 급증…사전유출 의혹" 기사 참조)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의 경우 유통주식 수가 작은 데다 공매도 세력을 견제할 기관의 보유물량이 많지 않아 작전세력이 전략을 실행하기 용이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상장주식수는 4억1천562만주인데, 이중 절반가량을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들고 있다. 다른 대량보유 주주들의 주식을 제외하면 실제 유통주식수는 상장주식의 25%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른 대형건설사에 비해 기관 투자자의 거래도 활발하지 않았다.

올해 매수거래 물량을 보면 대우건설의 기관 투자자 참여 비중은 15.28%로 현대건설(29.10%), GS건설(29.90%), 대림산업(25.57%), 현대산업개발(25.85%)보다 낮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은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의 거래 참여도가 높지 않은 점을 보면 주가를 흔들기 쉬운 구조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별 기간누적 거래,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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