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이제 믿을 건 한국은행뿐이다
<배수연의 전망대> 이제 믿을 건 한국은행뿐이다
  • 승인 2016.11.21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은행(BOK)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반면 국내 금융시장은 무정부 상태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 사령탑인 박근혜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에 있으면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하는 등 탄핵당할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거시 경제를 운용할 리더십도 훼손되고 있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청문회도 치르지 못하는 신세고, 유일호 부총리도 교체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경제운용의 추동력을 잃어버렸다.

대한민국의 최종 대부자인 한은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것이다. 한은은 필요할 경우 좀 더 자주, 단호한 모습으로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이후 국고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연 1.671%에서 2.132%로 46bp나 치솟았고달러원 환율은 1,149.50원에서 1,183.20원으로 33.7원이나 올랐다. 금리와 환율이 추가로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내몰릴 수 있다.



◇ 브라질 탄핵 당시가 타산지석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촉발된 이번 위기는 너무 심각하고 위협적이어서 통화나 재정정책 차원에서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과잉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브라질이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탄핵하기 직전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과 함께 헤지펀드의 공격에 시달린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브라질에서 탄핵이 이슈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월23일 달러당 2.593헤알이었던 브라질 헤알화는 1년만인 올해 1월25일 4.099헤알까지 폭등했다. 급등세를 거듭하던 헤알화는 탄핵안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안정세를 되찾기 시작해 실제 탄핵안이통과된 지난 9월2일 3.243헤알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는 브라질의 약한 연계 고리를 집중 공략해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 18,000대 다우지수와 110엔대 엔화는 중앙은행 과잉대응의 결과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일 기준 6,469.95에 불과했던 미국 다우지수가 지난 14일 18,934.05로 세 배 가까이 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과잉대응이 낳은 산물이다. 벤 버냉키 Fed 전 의장은 '헬리콥터 벤' 이라는 비아냥을 감수하면서 유동성을 대량 공급했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2015년까지 제로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덕분에 금리를 올려야 할 정도로 미국 경기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과소 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원칙에 충실한 통화정책의 힘이다.







지난 2011년 10월31일 달러당 75.31엔까지 떨어졌던 엔화가 최근 110엔까지 회복된 것도 일본은행(BOJ)이 과잉대응한 결과다. BOJ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압박에 못이겨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포기한 굴종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무기한 자산매입 정책을 발표하는 등 엔화를 끌어올리는 데 앞장섰다. 덕분에 일본 니케이 225지수는 같은 기간 8,999.39에서 지난 6월24일 20,952.71까지 치솟았다.

◇ 한은도 과잉 대응 모색할 때

반면 한은은 한 템포 느린 대응으로 일관했다. 선진국이 제로금리를 앞다퉈 도입했던 2011년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묶어 두다가 2015년 3월에서야 연 2.00%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의연한 대응 패턴을 보였다. 한은의 통화정책이 느림보 대응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는 사이 코스피지수는 2011년 9월26일 1,644.11에서 지난 18일 종가 기준 1,974.58 수준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남들이 과잉대응할 때 그 자리를 지키는이른바 스탠드스틸(stand-still)을 고수할 경우 오히려 과소대응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이 이날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단순매입도 과소대응의 사례로 지적된다. 매입 규모가 1조5천억원에 그쳐 시장 안정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 대부자인 중앙은행이 나서면 기류가 바뀔 수 있다는 교훈을 시장에 줘야 한다. 나설 때는 적절한 타이밍을 맞춰 단호하고 과감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음정을 못맞춰도 음치 소리를 듣지만 박자를 못맞춰도 음치인건 매한가지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기자의 다른기사
인포맥스 관련기사
  • 법인명 : (주)연합인포맥스
  • 110-140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2길 25 연합뉴스빌딩 10층 (주)연합인포맥스
  • 대표전화 : 02-398-4900
  • 팩스 : 02-398-4992~4
  • 제호 : 연합인포맥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2336
  • 발행일 : 2000년 6월 1일
  • 등록일 : 2012년 11월 06일
  • 발행인 : 최병국
  • 편집인 : 최병국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유상원
  • 연합인포맥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연합인포맥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nfomaxkorea@gmail.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