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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가가 연일 하락세여서 증권전문 TV에 나오는 출연자들이 곤욕을 겪고 있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추천종목’을 발굴하여 소개하는데,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종목들의 실적이 좋지 못하다. 더구나 이들은 방송에 나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고충이 있다.

증권전문 TV에 나와서 향후 장세를 전망하며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쉽다. 그렇게 말하면 안전하다. 실제 증권시장의 움직임은 둘 중의 하나일 터. 주장대로 주가가 오른다면 그는 의기양양하게 “거봐, 내 말대로 되었잖아!”라고 말할 수 있다. 예측과 달리 주가가 하락하였다면 어떨까? 이번에도 그는 할 말이 있다. “분명히 올라가는 분위기였는데, 하필이면 미국의 경기지표가 나쁘게 나오는 바람에” 주가가 하락한 것이지 자기 책임은아니라고 우길 수 있다. 그의 변명거리는 무궁무진하다. 유럽을 들먹여도 되고, 중국의 경기침체를 이유로 댈 수 있고, 먼 나라 브라질, 러시아 등등 할 말은 많다. 이래도 저래도 그는 할 말이 있다.

하지만 증권전문 TV에 나와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투자자로부터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대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하자. 그러면 투자자들은 “네가 방송에 나와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떠들었기 때문”에 주가가 내렸다고 비난한다. 가만히 있었으면 주가가 내려가지 않았을 터인데, 괜히 떠드는 바람에 시장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었다고 그를 탓한다. 이번에는 그의 주장과는 달리 주가가 하락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래도 투자자들은 역시 그를 욕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놈이 떠든다.”고 말한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다. 요즘 개그콘서트의 대세, ‘용감한 녀석들’의 신보라 노래처럼 “안 될 놈은 안 되게” 되어 있다.

요즘 한국은행이 바로 그 짝이다. 금리를 건드리지 않아도 욕먹고, 금리를 건드려도 욕을 먹는다. 12개월이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을 때에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하는 일 없이 빈둥댄다는 비난을 받더니, 지난주 갑자기 금리를 내리자 이번에는 그 때문에 또 비아냥거림을 사고 있다.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정책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정책에 불만을 품고, 반대하는 측이 의당 있는지라 어디선가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어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얼마 전까지 금리 정상화를 외치며 당장에라도 금리를 올릴 것처럼 설치던 중앙은행이었는데, 금세 안면을 바꾸고는 금리를 내리다니... 한국은행이 깜짝쇼를 펼치는 기관은 아니지 않는가?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하한 조치에 대하여 ‘선제적 대응’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서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그건 선제적 대응이 아니라 “등 떼밀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이다. 한국은행은 결코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하필이면 한은총재가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직후에 금리가 인하되는 통에 배후(?)를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더구나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많았다. 2004년 박승 총재 시절에도, 그리고 2008년에도 역시 청와대 회의에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한 직후 금리가 인하되었다. 이번에도 또 그런 일이 발생하였으니 우연이라고 믿기에는 솔직히 좀 미심쩍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금융비용이 줄어드니 실적이 좋아질 것이요, 전체 투자시장으로 보더라도 예금이나 채권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으니 주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터. 어떻게 보아도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는 호재이다.

그런데 지난주 우리 증시는 금리인하를 되레 악재로 간주하였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던 날, 코스피지수는 40포인트 이상 추락하였다. ‘경기가 얼마나 나쁘길래’ 한국은행이 그처럼 후다닥 금리를 내렸을까. 의구심과 불안감이 증시를 압도하면서 시장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었던 것이다.

호재가 제대로 시장에 반영되지 못하고 악재가 더 크게 부각되는 시장 - 이는 전형적인 하락장세의 특징이다. 시장의 분위기가 좋을 때라면 악재는 묻히고 호재만 부각되기 마련인데, 요즘은 정반대이다. 되레 시장은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한다. 굳이 차트를 들먹일 것도 없이, 이런 현상이야말로 요즘 시장의 흐름 혹은 추세를 바로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일목균형표...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구름 아래에 머물러 있다. 더구나 전부터 내내 주장하고 있듯이 구름의 두께가 너무나 두껍다. 요즘 장마철 집중폭우를 불러오는 시커먼 먹구름보다 더 두터울 지경이다. 이런 형편에 지수가 구름을 뚫고 상승세로 뒤바뀌기란 매우 어렵겠다. 구름을 넘어서지 못하고 지수가 구름 아래에 처박혀 있는 한, 추세는 하락세일 수밖에 없다.

물론 아무리 하락장이라고 할지라도 주가가 줄곧 하락하는 것만은 아니다. 지루한 장마철이지만 간혹 반짝하고 햇볕이 나듯이 하락추세일지라도 종종 약간의 반등은 나타날 수 있다. 하락폭이 클수록 그것에 반발하는 매수세가 가끔은 뛰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일시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결국은 커다란 흐름, 추세의 소용돌이 속에 묻히기 마련이다.

지난주 코스피지수의 하락폭도 컸으니 이번 주 초반에는 소폭 반등을 기대해볼 수는 있겠다. 스토캐스틱도 바닥에서 매수신호를 나타내는 중이다. 큐스틱(Qstick)이나 씨엠오(CMO, Chande Momentum Oscillator) 등도 죄다 0선을 넘어 꿈틀거리는 양상인지라 역시 바닥에서의 상승은 예상된다.

다만, 그래보았자 일시적인 현상이 그칠 것이라는 점이 문제이다. 큰 흐름이 하락세인데, 앞서 살펴보았듯 시장의 분위기 자체가 호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인데 어쩌랴. 이런 분위기에서는 주가가 설령 오른다고 할지라도 금세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겠다. 전환선이 걸쳐있는 1,827, 그리고 기준선이 위치한 1,840선이 각각 1, 2차 목표치이다.

요즘 같은 장세에서는 반등을 노려 매수하는 일조차 부담스럽다. 당분간 시장에 관심을 끊고 사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지 않을까?

(달러-원 주간전망)

기술적지표 중에 피에스에이알(PSAR, Parabolic Stop And Reversal)이라는 것이 있다. 지표를 차트에 표시하면 마치 포물선과 같은 모양을 띤다고 하여 ‘파라볼릭(포물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에스에이알’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추세가 중단(Stop)되고, 반대방향(Reversal)으로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기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은 지난주 초반만 하더라도 하락세였다. 환율은 일목균형표 구름 아래에 머물러 있었고 기준선과 전환선도 서로 역전(데드크로스)된 상태였다. 피에스에이알의 경우도 역시 하락세를 말하고 있었던 터. 모든 지표가 다 달러-원 환율의 방향은 아래쪽이라고 주장하였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게 지난주 초반의 일이다.

그런데 주 중반 이후 흐름이 뒤바뀌고 말았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던 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10원 이상 치솟았고, 그 여파로 차트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앞서 밝혔던 피에스에이알의 방향이 바뀌었다. 지표가 의미하는대로 지금까지의 달러-원 환율추세는 끝났고(Stop), 다른 방향으로 반전되었다는(Reversal) 이야기이다. 주 초반까지의 추세가 하락세였으나, 그 추세는 이제 중단되었고, 의당 지금부터의 달러-원 추세는 상승세일 수밖에 없다.

다만 상승세이긴 하지만 그게 큰 폭으로 나타난다거나 혹은 상승세가 쑥쑥 이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일목균형표에서 구름이 여전히 위에서 달러-원 환율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목균형표로 판단할 때, 대세는 여전히 하락세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구름이 두껍기도 한지라 이를 쉽사리 돌파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피에스에이알만이 아니다. 다른 지표들, 예컨대 알에스아이(RSI), MACD, 피브이아이(PVI) 등등도 모두 바닥에서 돌아서고 있다. 그런지라 비록 상승폭이 제한되기는 하겠지만 달러-원의 방향은 위쪽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1,160~1,165원까지 구름의 두께가 막강하다. 아래로는 1,140원 이하로의 움직임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환율은 아무래도 좁은 박스권의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매수건 매도 어느 한 방향으로 몰방하기는 부담스럽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단타 위주의 거래나 하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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