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증권사에 이어 4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여부에 대한 직권조사에 들어가면서 FRN(변동금리부채권) 발행 시장에도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8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FRN 스프레드(화면 8456)에 따르면 CD 91일물을 기준금리로 해 발행된 원화 FRN은 총 3조3천980억원에 이른다.

다른 크레디트물에 비해 발행량이 크지는 않으나 캐피탈사와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에 주요한 자금조달 수단이 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져 IRS가 낮게 유지되면서 6월 이후 발행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 현대카드 등 현대차그룹 계열의 여전사들의 발행량이 많은 편이고, KB국민카드, 하나SK카드, 신한카드 등 은행계열의 카드사들도 주요 발행자 대열에 껴 있다.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행되는 FRN은 대부분이 3개월 단위의 이표채로서 발행금리를 결정할 때 기준금리로 CD 91일물이 사용되고 있다.

올들어 발행된 3조3천억원의 원화 FRN 가운데 CD 91물이 아닌 다른 금리가 기준금리로 사용된 경우는 단 한건도 없다.

그간 관행적으로 CD 91일을 기본으로 하는 금리구조를 짜 온 측면도 있지만 CD 91일물 금리가 시장 대표성을 갖는 일종의 '레퍼런스 금리'라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과 증권사가 CD금리를 담합해 이익을 편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공정위가 직권조사에 들어가고, 금융당국도 CD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단기금리를 찾겠다는 입장이어서 FRM 발행시장에 다소간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일부 증권사들이 금융투자협회에 CD 수익률 보고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CD금리가 고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발행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발행자 입장에서는 발행 여건이 좋아진 측면이 있는데 CD금리에 대한 논란으로 발행자들의 고민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의 DCM 관계자는 "그간 CD금리가 과연 대표성을 갖는 단기금리인가에 대한 논란이 많았음에도 발행시 큰 문제는 없었다. 따라서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대표금리로 인정하느냐 아니냐를 떠나 기준금리가 바뀌게 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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