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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주간전망)

2003년 3월부터 우리나라 축구 대표 팀을 이끌었던 움베르투 쿠엘류는 비운의 감독이었다. 월드컵 4강으로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지만 대표 팀의 성적은 신통치 못했기 때문. 한 수 아래로 간주되던 오만(1:3)과 베트남(0:1)에 연달아 패배하더니 심지어 FIFA랭킹 139위의 몰디브(0:0)와도 비겼으니 말이다. 축구 팬들은 분노했고, 결국 그는 1년 만에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이나 독일에 졌다면 아쉽지만 납득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당연히(!) 이길 것으로 예상되던 약체에게 진다면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감독경질 같은 커다란 후유증이 남는 법.

이변은 없었다. 브렉시트나 트럼프의 당선처럼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면 어쩌나 했던 것은 기우였다. 12월9일의 탄핵의결 이야기이다. 헌재의 결정이 남아있지만 상당부분 불확실성은 사라진 셈이니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덩달아 해외 시장도 나쁘지 않다. 미국의 증시는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산타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달러 금리 인상이 예정되어 있으나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즉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을 터.

기술적분석으로도 시장의 상승세는 또렷하다. 지난주 초반에 ‘그냥저냥’ 움직이던 코스피는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변화의 폭을 넓혔다. 솔직히 말하여 나는 하방 리스크를 걱정했지만 지수는 되레 크게 올랐고, 2,000선도 넘어섰다. 그 틈에 일목균형표도 좋아졌다. 전환선은 상승하였으며, 기준-전환선도 호전되었고,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금요일(12월9일), 주가는 구름마저 뚫고 위로 올라섰다. 게다가 구름은 매우 얇아서 상승세를 막아설 저항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격인 셈이다.

다만, 이런 분위기에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앞서 쿠엘류 감독의 예에서 알 수 있듯 ‘당연히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되던 일이 실현되지 못한다면 큰일이다. 탄핵도 가결되었고, 추세도 또렷하고, 구름도 얇지만, 행여나 이런 여건에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후유증이 크다. 몰디브쯤이야 10:0으로 이기리라 예상되었지만 그렇지 못하자 갖은 비난이 감독에게 쏠렸듯, 온갖 호재에도 코스피가 얇은 구름조차 확연하게 넘어서지 못한다면(구름은 2,011~2,023 언저리에 걸쳐있다) 실망감이 넘칠 터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것 역시 ‘기우’가 될 공산이 높다. 상황이 너무나도 좋기 때문이다. 리스크만 잊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승세에 베팅하는 것이 합리적 전략이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겉으로는 달러-원 환율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일목균형표 괘선의 배치를 통해 살피면 기준-전환선이 호전된 상태이고, 후행스팬이 26일전 캔들을 넘어선 데다, 환율 역시 구름 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환율의 추세를 상승세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추세의 전령사, 전환선의 방향이 뒤바뀌었다. 코스피의 경우 전환선은 연일 상승하고 있지만, 달러-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12월1일 이후 하락세로 전락하였다. 특히 전환선의 계산근거인 9일간 저점과 고점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전환선은 더욱 더 하락폭을 늘릴 참. 게다가 아직은 기준-전환선이 호전된 상태이지만 괘선의 예비계산을 통한다면 이번 주 목요일부터는 기준-전환선이 저절로 역전될 예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당장 오늘이라도 달러-원이 직전저점 1,161.80원(12월5일)을 하회한다면 역전 시기는 더욱 빨라진다.

또한,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중요한 저항선을 극복하지 못한 것도 하락 전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된다. 달러-원은 그동안 상승세를 지속하였으나 심리적 저항선이던 1,200원은 고사하고 6월1일의 고점 1,195원 혹은 과거 구름의 상단이어서 저항선으로 작용하리라 예상되던 1,190원 등의 저항선을 모두 넘어서지 못하였다. 여기에는 9월7일 1,089원 이래 상승세가 오랫동안 유지된데 따른 피로감도 작용하였을 게다.

기술적 지표들도 마찬가지. 지난주에도 달러-원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웬만한 지표들은 모두 ‘하락, 매도’를 권하는 시그널로 바뀌었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이야 말할 나위없을 게고(현재 스토캐스틱은 하락추세의 강화를 뜻하는 ‘실패’ 신호를 내고 있다), CMO며 RVI, MACD 등의 지표들 역시 죄다 하락 쪽이다.

탄핵 가결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사라졌으니 일단 달러-원은 하락하리라 예상된다. 기준선이 대기하고 있는 1,157원 언저리를 1차 지지선, 심리적인 의미가 있는 1,150원을 2차 지지선으로 삼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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