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 주식시장은 조용했다. 탄핵안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금융통화위원회 등 주위를 맴돌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사라졌지만 정작 시장은 뜨뜻미지근했다.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사실을 말한다면 탄핵이며 금리인상 같은 재료들은 진즉 주가에 반영되었을 터.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격언이 이르듯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매물이 쏟아지지 않은 것이 되레 다행일 정도다. 뒤집어 말하여 시장이 이렇게나마 버티는 것은 그만큼 추세가 단단하다는 반증이 된다.

일목균형표 모든 괘선은 상승하는 쪽으로 균형을 맞추었고 주가마저 명명백백 구름 위로 올라선 상태. 추세를 의심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그동안 코스피가 바닥에서 꽤 많이 치솟은 만큼(트럼프 당선으로 1,930 수준까지 주저앉았을 때와 비교하면 어느새 1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번 주에는 약간의 조정이 나타나겠다. 그런 조짐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첫째, 일목균형표에서 주가와 구름과의 관계를 보자. 주가가 이제 막 구름을 넘어선 상태이다.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구름의 지지력을 테스트하려는 모습이 나타날 참이다. 예전에도 주가가 구름을 넘어서면 곧장 상승세로 날아가기보다는 살짝 밀리면서 구름 근처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게 마치 튼튼한지 어떤지 구름을 밟아보는 모습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것을 ‘조정’으로 해석한다.

둘째, 변화일. 지난주 수요일(12월14일)은 장중 1,930까지 추락하였던 11월9일로부터 정확하게 26일째이다. 통상적으로 26이라는 기본 수치에 해당되는 날은 변화일이 된다. 그 이전의 추세가 상승세였으니 변화일 이후의 추세는 하락, 조정이 될 거라는 예상이 가능한 이유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변화일 이후의 추세가 반드시 반전(reversal)한다는 법은 없다. 코스피가 장중 언제라도 12월14일 고점 2,044.42을 돌파한다면 변화일은 그 즉시 추세강화(acceleration)로 작용한다.

셋째, 지금 웬만한 기술적지표들은 죄다 과열권서 아우성(?)이다. 그동안 변변한 조정이 나타나지 않았기에 0에서 100 사이를 오가는 오실레이터들은 필경 100 부근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스토캐스틱은 100 언저리까지 치고 올랐다가 살짝 밀린 형편(따라서 매도신호를 발령했다)이며, RSI(73.1), CMO(+52.1), RVI(64.5) 등도 거의 ‘목에까지 찬’ 상태. 이들 역시 주가가 조금이라도 밀리면 즉각 “하락, 매도” 신호를 뱉어낼 것이다.

물론, 조정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모든 균형이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아래로 구름은 2,000부터 널찍하게 버티고 있어 든든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0은 심리적으로도 지지선인즉 이래저래 현 수준에서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크지 않겠다. 조정이 나타날수록 매수의 기회로 삼고 싶다.

(달러-원 주간전망)

주가가 구름을 위쪽으로 돌파하고도 주춤거리면서 구름의 지지력을 확인해보는 버릇이 있다는 사실은 달러-원에서도 확인된다. 환율은 10월21일에 1,130원을 넘어서면서 구름을 벗어났다. 그런데 이후 쑥쑥 상승폭을 늘리기보다는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려 구름의 지지를 확인하였다. 이것이 11월초까지의 조정으로 나타난 셈. 이런 버릇은 대부분 차트에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코스피 역시 비슷한 행보를 하리라 예상된다.

환율은 지난주에 큰 폭으로 올랐다. 직전고점 1,187원(11월21일)이나 연중 최고치 1.195원(6월1일)을 위협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었고 증시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인덱스가 치솟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터. 그렇다고 하여 달러-원이 상승갭(1,172원~1,177원)마저 만들며 급등할 정도는 아니었겠다. 혹시 이번 갭이 추세의 막바지를 알리는 소멸갭(exhaustion gap)은 아닐까?

칼로 두부 자르듯 소멸갭인지 아니면 추세강화를 의미하는 급진갭(running gap)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기준은 없다. 소멸갭이 다소 넓다는 점 외에는 오로지 경험과 통찰력에 의존하여 판별해야 한다. 그러므로 무리하여 예단하기보다는 조금 지켜보는 것이 안전하다. 금세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 단기간에 갭이 채워지면 소멸갭이다. 이번 주(혹은 늦어도 다음 주)안에 환율이 갭 하단 1,172원 이하로 하락하면 추세는 하락세로 뒤바뀐 것이다. 소멸갭으로 판정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갭이 단기간에 채워지지 않는다면 급진갭이다.

전략은 둘 중의 하나다. 급진갭으로 판단한다면 1,172원 아래쪽에서 손절(stop loss)할 각오로 ‘롱’을 쌓는 것이고, 소멸갭으로 간주한다면 관망하다가 1,172원이 무너지는 즉시 추세를 따라 ‘숏’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다면 아무래도 소멸갭 쪽이다. 기술적 지표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대부분 과열상태이기 때문. 나는 지표들이 다락같이 높은 과열상태에서 감히(!) 매수 포지션을 늘릴 만큼 심장이 튼튼하지는 않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