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달 코스피가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며 1,780선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수 하단이 1,750선을 하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3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현재 전일대비 36.40포인트(2.00%) 급락한 1,786.06을 기록했다. 개장과 동시에 1,800선을 하회한 코스피는 기관과 국가지자체의 매도세가 거세지며 일시 4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급락의 배경은 단연 스페인과 그리스다.
지난 주말 스페인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며 전면적 구제금융에 들어설 것이란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까지 겹치며 유럽 재정우려가 재 부상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페인과 그리스를 둘러싼 우려가 잔존하며 금융시장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며 "이달 중 결론이 나와야하는 유로안정화기구(ESM) 결론도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이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세를 선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곽 연구원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여부에 대한 언급이 내달 초 나온다면 시장이 한 숨 돌리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1,750선, 많게는 1,700선 초반까지 추가로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최소 1,750선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임 팀장은 "스페인과 그리스 모두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악재가 아닌데다 가까스로 봉합해오던 유럽 재정위기 상처가 덧나면서 추가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며 "스페인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이 스페인 정부를 넘어 유로존 차원의 수혈로 확산되면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 상승은 그간 진행된 스페인 악재를 애써 외면한 결과"라며 "이번주 중반까지는 스페인 악재에 따른 저점테스트 기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예정돼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과 만기부담 역시 시장을 압박할 전망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우려에 유럽 증시는 5% 안팎의 낙폭을 보였는데 이번주 예정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은 증시의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이달에만 800억유로에 달한 유럽의 국채만기 물량이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했다"고 언급했다.
jsjeong@yna.co.kr
(끝)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