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조사로 은행주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공정위 조사 사실이 알려진 후 2조5천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는 CD금리 담합이 사실로 판정날 경우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과징금 약 2천500억원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23일 연합인포맥스 종목별 시가총액비중 추이(화면번호 3147)에 따르면 공정위가 CD금리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인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모두 2조4천655억원 감소했다.

신한금융의 시가총액이 9천721억원(5.45%)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KB금융(5천602억원 감소ㆍ4.01%)과 우리금융(4천836억원ㆍ5.28%), 하나금융(4천496억원ㆍ5.27%) 순이었다.

은행과 증권사들의 CD금리 담합 사실이 규명될 경우 조사 대상 9개 은행에 부과될 과징금은 최소 2천500억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상반기 평균 CD금리 3.54%를 토대로 CD금리에 연동된 가계대출 278조원(6월 말 현재)에서 발생한 상반기 매출액(4조9천200억원)의 5%다.

따라서 CD금리 답합 조사 사실이 알려진 후 4대 금융지주 시총에서 증발한 2조4천655억원은 예상 과징금의 약 10배에 달하는 셈이다.

은행주의 하락세는 그러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CD금리 담합이 사실로 판명 나도 과징금 부과와 집단소송, 이자수입 감소 가능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KB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의 CD연동대출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를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반영해 분석해보면 NIM이 10bp, 15bp, 20bp 하락하면 연간 이자이익은 1.0%, 1.4%, 1.9% 감소에 그칠 것이다"고 진단했다.

심 연구원은 "CD금리 조작 이슈 발표 이후 은행업종 지수는 4.2% 하락해 코스피 수익률을 4.3%포인트 밑돌아 NIM 하락 우려는 충분히 반영됐다"고 말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정위 담합 조사 7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개월 정도 지나면 담합 악재가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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