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200원선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럽에서 심상치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외환시장이 경계하는 이슈 중 하나인 '구제금융' 소식이다.

이탈리아 3위 은행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가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다. 이탈리아 정부는 구제금융기금에서 200억유로의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이 은행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꼽히는 동시에 유럽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구제금융 소식 이후 중소기업들이 대거 자금을 인출한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유동성은 더욱 나빠졌다는 소식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탈리아에 이런 은행이 한 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밤사이 나온 미국 경제지표가 달러 강세를 크게 뒷받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연 3.5%(계절 조정치)로 지난 2014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11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는 전월대비 0.2% 증가로 시장 예상치인 0.3% 증가폭을 밑돌았다. 11월 개인 소득 역시 증가 예상을 뒤엎고 그대로 유지됐다. 11월 미국 내구재 수주는 전월대비 4.6% 하락해 5개월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달러 강세가 쉬어갈 만하다.

서울환시는 개장가부터 1,200원대를 찍으면서 차츰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을 보이는 양상이 될 수 있다.

달러화 1,200원대 레벨 부담이 만만치 않다. 1,200원대 환율은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도 달러화가 오르면 8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상승세에 따른 반작용이 나타날 시점이다. 전일 1,200원선을 터치하고 바로 빠진 것도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부담때문이었다.

1,200원대에서 추격 매수에 나설 시장 참가자는 얼마나 될까. 현재 달러화 1,200원대에서 추격 매수할 경우 내년초까지 포지션을 열어둬야 할 수도 있다. 올해 말이 아닌 내년 초까지 멀리 보는 역내외투자자의 신규 롱포지션이 유입될지는 미지수다.

연말 북클로징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달러화 레벨인 만큼 매입 단가가 그다지 좋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전일 유입된 국민연금 등의 해외투자 관련 실수요가 하단을 떠받친다면 이를 빌미로 매수세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레벨을 고려하면 1,200원대는 오히려 달러 매도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레벨이다. 연말 네고물량을 만지작거리는 수출업체들은 달러를 매도할 것으로 본다. 장초반 달러화가 1,200원대로 진입한 후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막힐 가능성이 있다.

이날 외환시장은 외환당국 대응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외환당국이 1,200원선에서 단호한 대응 방침을 보일 경우 달러화가 연말 종가 모드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다음주부터 연말 장세로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외환당국의 연말 종가관리에 무게가 실릴 공산이 크다.

달러화는 지난 8거래일간 일방향으로 달려왔다. 이에 따른 피로도와 무거워진 롱포지션을 고려할 때 달러화가 1,200원대 상승 후 차츰 레벨을 낮출 가능성을 염두에 둘 만하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3.20/1,203.6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99.10원) 대비 5.0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203.60원에, 고점은 1,206.8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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