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스페인발 우려로 코스피가 다시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했다.

청산가치 수준을 뜻하는 PBR 1배가 그동안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이 선이 지켜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PBR 1배는 1,780선이다.

전일 코스피는 스페인 지방정부 발렌시아의 지원 요청, 스페인 국채금리 위험 수준 진입, IMF의 구제금융 조건 미충족시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지원 중단 보도, 그리스 9월 디폴트 가능성 부각, 리보금리 조작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후폭풍 우려, 중국 3분기 실질 GDP 7.5% 하회 우려 등 대형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 1,789.44에 마감됐다.

급락했지만, 아직 1,780선은 깨지지 않았다.

PBR 1배는 금융시스템 재붕괴, 글로벌 동반 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뺀다면 각종 위험을 수용하는 암묵적인 지지선으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가 1990년대 이후 수 차례 돌파에 실패했던 1,000선을 넘어 의미있는 레벨업에 성공한 2005년 이후 코스피가 PBR 1배 수준을 하회했던 적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으로 치닫던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 한 차례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PBR 1배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경기 우려 부분은 기존에 비해 크게 악화된 점이 없다는 점에서 PBR 1배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반면 이미 PBR 1배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황에서 스페인을 빌미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위험 요인에 대한 걱정은 보다 치명적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스페인이 가져온 파장에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라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 PBR 1배를 하회하는 수준의 가격대를 경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선물, 현물시장에서 공격적인 매도로 대응하지 않아 투자심리 동요, 패닉을 막았는데, 역으로 다시 제기된 스페인 이슈가 EU나 ECB 등의 시장 개입으로 빠른 시간내에 진전되지 못하거나 글로벌 경기 전망에 한단계 더 악화되면서 외국인이 보다 공격적인 매도로 대응할 경우 투자심리 악화와 함께 1,780선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 연구원은 "악재로 부상한 스페인 지방정부 및 국재금리 급등 이슈, 그리스 구제금융 이행 조건과 관련된 그리스 디폴트 이슈 등은 시장에서 통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예측 가능한 범주에 놓여있는 것도 아니어서 지속적으로 시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 1,780 지지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면200일 이평선이 위치한 1,700선 초반까지 차기 지지선의 눈높이가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200일 이평선은 2008년 하반기 리먼브러더스 파산 및 금융위기 발생에 따른 극심한 경기침체를 제외하고는2004년 이후 장기 추세선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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