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증권사들도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손실과 채권 평가손 등으로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그래서인지 새 해를 맞이하는 증권사들의 각오도 자못 비장해 보인다. 이를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연말 인사다. 올해는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했을 정도로 유독 '파격적'인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8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기존 4개 부문 대표를 모두 교체했다. 이전부터 이번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얘기는 나왔지만, 예상보다 큰 물갈이에 당황한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나금투는 신한금융투자의 박석훈 리테일그룹 부사장과 강민선 법인영업본부장을 각각 신임 리테일그룹장과 홀세일본부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홍용재 상무와 편충현 상무는 각각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그룹장 직무대행, 기업금융(IB)그룹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신임 그룹장은 인사 전날 하나금융지주에서 면접을 봤으며, 그를 영입하는 데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양일남 상무도 소비자 보호 총괄책임자로 새로 왔다. 양 상무는 지난해 금감원 대부업검사실장을 맡아 불법사금융 척결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내년 공식 출범하는 KB증권은 S&T 부문장과 FICC 구조화본부 담당 임원을 외부 출신으로 채웠다. 부사장급인 S&T부문장에는 신재명 신한금투 FICC 본부장이 선임됐고, FICC구조화본부는 최문석 전 RBS 서울지점 북아시아 트레이딩 총괄 본부장이 맡게 된다.

리서치센터에도 변화가 많았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신임 리서치센터장으로 임명된 윤희도 연구원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국투자증권은 본래 상무보 이상을 리서치센터장으로 임명했는데 이번에는 관례를 깨고 차장급 인사를 파격 발탁했다.

통합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도 기존 센터장 출신이 될 것이란 예상을 엎고 제3의 인물이 발탁됐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신임 리서치센터장으로는 구용욱 전 대우증권 금융 담당 이사가 선임됐다. 업계에서 기존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센터장과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을 유력 후보로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통합 KB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발탁된 서영호 전 JP모건 리서치센터장은 외부에서 영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말 인사시즌이 되면 원래 새로운 사람이 오기도 하고 동료가 떠나기도 하지만, 올해는 유독 예상치 못했던 케이스들이 많이 나왔다"며 "내년 전망이 불확실해서인지 증권사들도 변화를 줘야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