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나는 종종 이 칼럼을 쓰는 꿈을 꾼다. 그러다 잠을 깨면 얼른 꿈속의 글을 메모해두었다가 여기서 써먹는다. 좋게 말하여 ‘자나 깨나 칼럼을 생각한다’는 것인데, 나쁘게 해석하면 ‘칼럼의 스트레스가 심한 나머지 꿈에까지 나온다’는 의미도 된다. 새해 첫날부터 꿈 운운하면서 흰소리를 하는 것은 사실 오늘이 이 글의 300회째가 되기 때문이다. 1주일에 하나씩 쓰고 있으므로 거의 6년째 계속하고 있는 셈(예전에 횟수를 매기지 않고 썼던 글까지 따지면 10년이 넘었다)이다. 스트레스 운운하며 투덜거리고 있지만,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TV 프로그램 같았다면 ‘300회 기념특집’을 요란뻑적지근하게 했겠으나 여기서야 조촐하게 자축이나마 하련다. 차제에 나에게 귀중한 지면을 내준 연합인포맥스 측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매주 엉터리 같은 전망을 꼬박꼬박 읽어준 여러분 독자에게 깊은 애정과 고마움을 전한다. 당신들의 관심이 아니었다면 오늘이 없었다. 욕심일지라도 300회 정도가 아니라 1,000회, 3,000회, 혹은 그 이상까지 이어가고 싶다. 배전의 노력으로 ‘전망의 정확도’를 높이도록 할 것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코스피지수 연간전망)

새해를 맞아 오늘은 좀 멀리 보려고 한다. 매번 ‘주간’으로 시장을 예상하였지만 오늘은 ‘연간’으로 시장을 조망한다. 장기전망을 위해 주간기준 코스피지수의 일목균형표부터 보자. 2016년 5월~7월에 주가가 구름 밑으로 잠시 내려선 것은 제외하고는 한해 내내 상승세였다. 전환선과 기준선의 호전도 유지되었고, 주가 역시 구름 위에 항상 머물러있었다. 일간기준으로야 여러 차례 주가가 오르거나 내렸지만 그게 주간기준 차트의 추세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하였다. 단기적인 하락세는 강하지 않았고, 결국 ‘큰 흐름’으로 추세는 내내 상승세였다. 현재도 코스피지수의 주간차트는 변함없다. 상승세다.

월간으로 보아도 똑같다. 사실 ‘박스피’의 오명을 뒤집어쓸 정도로 코스피는 최근 몇 년간 1,800~2,100 안에 갇혀있었다. 그런데 등락이야 답답했을지라도 주가는 그동안 예외 없이 구름 위에 위치하였던 터. 기준-전환선이나 후행스팬의 배치 역시 명명백백 상승세였다. 따라서 더 넓은 시각으로도 코스피는 상승세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혹자는 “그동안 상승세였으니 지금부터는 하락세”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락세로 바뀌려면 무엇보다 ‘조짐’이 먼저 나타나야 하는 법. 예컨대 기준-전환선의 배치가 바뀐다는 등의 움직임 말이다. 그러나 현재 차트에는 아무 것도 발견되지 않는다. 잠잠하다. 게다가 추세는 일단 형성되면 웬만해서는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관성의 법칙). 이제까지 상승세였으니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확률’이, ‘추세가 뒤바뀔 확률’에 비하여 훨씬 높다. 탄탄한 하방경직성을 가졌던 구름(월간기준 1,900선이다)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리라 판단할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다. 천지개벽이 아니라면 기존의 추세가 이어진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이번에는 다른 측면이다. 일전에 보조지표 중에서 보합국면에 잘 들어맞는 ‘MESA 사인웨이브’를 소개한 바 있다. 일단 길게 보자. 월간기준으로 사인웨이브는 진즉에 매수신호(2016년 2월)을 나타낸 이후 변함이 없다. 앞서 말했듯 월간차트로 코스피는 내내 상승세이다. 지표로도 확인된다.

주간기준으로는 어떤가. 사인웨이브는 작년 12월초, 지수가 2,000을 막 상향으로 돌파하자마자 매수신호를 발령했고, 지금도 그 신호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에서 미루어볼 때 이 지표는(주간기준) 대략 4개월 정도 간격으로 신호를 내었는데, 그때마다 어김없이 바닥이거나 꼭지였다. 따라서 굳이 보수적으로 말한다면, ‘연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올해 3, 4월까지 코스피는 상승할 것이라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엘리엇 파동이론이다. 엘리엇 이론으로 코스피지수를 분석하기는 매우 까다롭다. 앞서 밝혔듯 1,800~2,100의 좁은 흐름을 내내 이어왔으니 파동을 세기(count)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식의 움직임은 소위 3-3-3-3-3 파동, 지루한 복합조정파동일 수밖에 없다. 정확하게 2번 파동인지 4번 파동인지 확언하기 어려우나, 조정파동이 끝나면 충격파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틀림없다. 당연히 상승파동이 충격파동일 터.

이래저래 모든 측면에서 올해 시장은 좋다는 결론이 된다. 그러면 올해 주가는 어디까지 갈까? 엘리엇에 따를 때, 3-3-3-3-3의 조정파동이 만든 고점이 2,231(2011년 4월)이었으므로 충격파동은 그 수준을 넘어서야 마땅하다. 시장에서의 “2,300 이상도 가능하다”는 주장에 나도 동의한다.

다음 주에는 달러-원 연간전망을 싣도록 하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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