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올해 국고채전문딜러(PD)를 둘러싼 환경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 채권시장이 이제는 단순히 채권만 거래하는 시장에서 벗어났습니다. 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서 국고채 시장 발전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하정 KB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장(사진)은 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PD협의회 회장으로서 담담하게 각오를 밝혔다.

PD 회장 하정 KB銀 본부장

금융위기 이후 채권금리가 수 년 동안 하락하면서 채권운용에 유리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PD 업무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채권시장 전반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시기에 PD 협의회 회장이 된 만큼 하정 본부장은 시장과 당국 사이에서 디딤돌 역할을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4년 예비PD에서 PD로 재차 승격된 후 PD 업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에는 PD협의회 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 본부장은 이자율 플로우를 기반으로 하는 이자율파생데스크에 PD 업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타사와의 차별화를 이루어냈다고 자평했다.

기왕 PD 업무를 시작한 김에 열심히 해보자는 팀원들의 동기부여도 있었다. 이자율파생데스크 내 협업체제가 정착되고 PD 업무로 들어가는 비용이 수익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면서 팀원들의 사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는 "작년 PD협의회에서 간사를 맡으면서 처음에는 걱정이 많이 됐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직원들끼리 성장했다는 자평을 한다"며 "국고채시장 발전에도 기여하면서 수익을 내는 방안을 연구하면서 팀 발전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올해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채권운용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동성으로 채권 금리가 움직였던 과거와 다른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본부장은 "미국 기준금리는 점도표 상으로 올해 세 번 인상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데 두 차례가 상식적일 것이다"면서도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한국이 금리를 내리기는 힘들고,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해도 핫머니를 비롯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채권시장 기류는 바뀌고 있는데 한국은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 문제다. 가계부채 이슈를 생각하면 금리 내리기는 예민하고, 동결 기조로 간다고 생각하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이슈가 생길 것 같기도 하다"며 "기본적으로는 하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참가자들이 재료를 선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상반기부터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 본부장은 작년 채권시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외 정치적 이슈가 맞물리면서 어려웠지만, 중립적 시각에서 운용한 덕분에 금리 상승 시기에 충격을 덜 받았다고 평가했다. 금리 상승 시기에 자산간 베이시스가 벌어지면서 일부 어려움도 있었지만 여러 포지션이 엮여 있어 자연헤지(Natural Hedge)가 되면서 고통을 덜 받았다며, 이자율파생데스크와 PD 업무가 결합해 있어 유연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자율파생데스크 팀원들이 금리가 올라가는 시장에도 견딜 수 있는 중립적 운용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한 것이 유효했다며 팀원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 본부장은 "과거에는 베이시스 헤지를 하면 견딜 수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종류가 다른 리스크가 많았고, 지속되다 보니 시장이 어려웠다"며 "이제는 유동성을 포함한 다양한 리스크에 대해 고민하는 등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