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부동산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부동산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위험하지 않더라도 자영업자 부동산 대출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3년 이후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464조5천억원(차주 수 141만명)이다.

자영업자 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39.0%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도소매업(15.8%), 음식·숙박업(9.8%), 제조업(9.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13~2015년 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23.0%로 전체 사업자대출 증가율(10.9%)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저금리에 규제 완화 등으로 부동산 투자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우리금융경영연구소>

현재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이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상가 임대수익률은 2013년 5.0%에서 지난해 9월 4.6%로, 오피스 임대수익률은 같은 기간 5.4%에서 4.6%로 각각 하락한 상태인데 올해는 상업용 부동산의 신규 공급이 크게 늘면서 임대수익률이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부동산·임대업의 자영업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었으나, 부동산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고 있어 자영업 업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 대출은 사업자·가계의 중복 대출, 은행·비은행의 다중채무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연체가 발생할 경우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대출 건별이 아닌 차주별 종합적인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잔액은 250조원으로 집단대출의 두 배에 달한다"며 "대출 부실화로 경매에 넘어갈 경우 경락률이 60% 미만에 불과해 채권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대출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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