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와 국내 기업의 여유자금이 늘어나면서 두 경제주체의 속성을 모두 지닌 공기업의 여유자금도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공기업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부채감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의 부채상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기준 비금융법인기업의 여유자금은 4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여유자금(자금 잉여)은 운용자금에서 조달자금을 뺀 차이다. 자금운용이 9조8천억원이지만, 자금조달이 5조3천억원에 그치며 여유자금이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에 정부 여유자금은 18조7천억원으로 확대했다. 3년 만에 최대다. 무엇보다 세수가 늘어난 덕이다.

기업과 정부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공기업 여유자금도 급증했다. 작년 3분기 공기업의 여유자금은 6조4천억원이다. 공기업을 비금융법인기업 분류에서 제외하면 기업은 여전히 조달이 더 많은 처지인 셈이다.

정부가 공기업 부채 감축을 권고하고 공기업의 경영이 개선된 영향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중앙 공기업 부채비율을 180%, 지방 공기업 부채비율을 120%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부 공기업은 원자재가격 등락에 따라 채산성이 높아졌고 구조조정의 효과도 작용했다. 폭염 등 특이요인까지 겹쳤다. 공기업은 작년 3분기에 조달자금을 8조1천억원 줄였다.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의 부채 감소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채권발행잔액은 47조1천909억원이다. 작년 초에는 53조원을 넘었다.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0조원대를 맞았다.

채권잔액이 21조9천900억원인 한국도로공사는 작년에 5천300억원의 채권을 정리했다. 다만, 남은 만기가 1년 이하인 채권이 2조원이 넘어 앞으로 상황에 따라 채권잔액이 10조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채권발행 잔액 18조6천억원)은 작년초 대비 4천300억원의 채권이 감소했고, 10조원 넘는 채권이 남은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한 자리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할 수 있고 국내 시장금리도 금융통화위원회의 입장에 따라 하반기에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발행환경이 갈수록 나빠진다고 보면 채권 상환 기조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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