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가의 꽃'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사를 떠나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D 증권사에서 전략을 담당하던 모 애널리스트는 신한은행으로 이동했다.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버리고 은행원의 길을 택한 사람은 그뿐만이 아니다.

M사에서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던 애널리스트도 신한은행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H사에서 전략을 담당하던 연구원은 하나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애널리스트들이 은행으로 이동한 것은 과거에도 많이 있었던 일이다. 은행 역시 자체 리서치 부서를 두고 있으며 투자자문 부서에 시황, 외환 등의 전문 인력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교적 주니어급의 젊은 애널리스트들이 은행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은행 러시를 지켜본 한 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에서의 삶이 나날이 피폐해지니 더욱 안정적인 삶을 찾아 이동하는 게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금융당국이 오는 1분기 중으로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을 공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며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또한,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연간 '폴' 성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반성문을 제출하게 하는 등 애널리스트들에게 가해지는 대내외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과중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상쇄해줄 '고액 연봉'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퇴색해버렸다"고 전했다.

동시에 애널리스트들의 고용 불안정성은 한층 더 심화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리서치센터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해졌다. 애널리스트의 업무 특성상 한 하우스에 같은 섹터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를 여러 명 데리고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행(行)을 택한 애널리스트 중 일부는 이번에 합병한 증권사 출신들이 더러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으로 이동한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에 하던 경력을 살려 금융시장 분석 업무를 하게 된다"며 "같은 일을 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는 덜해지고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이러한 태세 변화를 예측하고 과거 은행으로 이동한 전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이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면서 애널리스트 등 전문 직종의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은행의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며 "구조조정에 직면한 애널리스트들과 은행이 상부상조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증권부 황윤정 기자)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