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70원대에서 되돌림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재정정책과 금리인상 기대로 달아올랐던 시장의 열기가 가라앉고 있다. 호전적인 발언을 쏟아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입은 취임을 일주일 앞두고 말을 아꼈다. 예상치 못한 침묵은 불확실성을 키웠다.

서울환시는 최근 10원 단위로 오르내리고 있다. 연초 1,200원대로 접어든 후에도 그다지 매수 재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방향성도 흐려졌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베팅도 조심스러운 양상이다.

이날 달러화는 1,170원대로 급락한 후 하락폭이 제한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기자회견의 불확실성은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식으로 넘어갔다. 일주일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기대와 불확실성으로 버티기에 롱포지션은 너무 오랫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롱포지션을 유지해 온 시장 참가자들이 차익실현성 포지션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달러화를 뒤흔들 또 다른 변수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이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서울환시 개장 무렵 타운홀 미팅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다. 이번주 트럼프와 옐런의 조합에 따른 달러 강세는 어째 신통치 않다. 트럼프가 재정정책에 대한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은 이상 옐런 의장이 눈에 띄게 발언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정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말이 없었기 때문에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를 것이라는 것도 언급할 가능성이 작아졌다.

서울환시는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맞물려 옐런 의장의 금리 발언이 나온다면 두 사람의 조합은 다시 달러 강세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건 다음주에나 다시 고려될 만하다. 옐런 의장은 오는 18일 샌프란시스코 커먼웰스 크럽에서 '통화정책의 목표와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다음날인 19일은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에서 경제전망과 통화정책 수행에 대해 연설한다.

달러화가 개장초부터 1,170원대 중반으로 하락한다면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둘 만하다. 다만, 1,170원대 초반은 다시 저점 매수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새해초 하루 10원 남짓의 큰 조정폭에 달러화가 익숙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중국 12월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지표가 예상보다 좋다면 위안화 강세에 연동된 흐름도 염두에 둘 만하다. 반대 흐름이라면 저점 매수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 10년물 발행에 들어갔다. 지난 2014년 6월 이후 약 2년 7개월만이다. 정부는 미국 국채 10년물에 70~75bp 정도를 가산한 금리를 투자자들에 제시했다. 발행 성공 여부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 금리 수준이 낮다면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76.00/1,176.8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84.70원) 대비 8.3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72.00원에, 고점은 1,177.5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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