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7일 달러-원 환율은 1,180원대에서 지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 하단이 탄탄한지, 추가 강세 베팅이 본격화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뉴욕 금융시장이 흑인 해방운동을 이끈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마틴 루터 킹 데이(Martin Luther King Day)'로 휴장했다. 달러 강세의 탄력성은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포지션플레이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다. 수입업체 결제수요 중심으로 달러 매수가 일면서 단기 저점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금융기관의 올 1분기 달러-원 환율 전망치가 대부분 1,20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1,180원대는 달러 매수에 나쁘지 않은 레벨이다.

이번 주말까지 미국과 유럽 변수의 저울질이 불가피하다. 이들 변수를 여러 조합으로 끼워맞춘 시나리오별 대응이 예상된다. 이날도 달러화는 1,180원대에서 조심스러운 매수에 나서면서 대외변수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완전한 유럽연합 탈퇴)가 달러 매도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리스크회피(위험회피)로 달러 매수 재료 중의 하나로 꼽혔으나 안전자산선호가 달러-엔 환율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이 브렉시트 여파를 달러-엔 하락, 엔화 강세로 받아들이면서 달러 매도가 적지않게 유발됐다. 유로존 전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 재료로 돌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만하다.

미국이 종전대로 재정정책 확대,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면 달러가 다시 강세로 갈 수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 연설과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식이 아직 달러 매수 요인이 되고 있는 이유다. 중앙은행 중에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곳은 미국 뿐이라는 인식 속에 달러 강세 베팅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 유럽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달러 매수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안전자산 선호 차원의 달러-엔 하락과는 별개로 리스크 심리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현실적인 정책이 달라진다면 달러 강세는 다시 되돌림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선언이 유럽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차원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안전자산선호가 약해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재차 반등할 수 있어서다. 한편으로는 투자심리가 오히려 무덤덤해지면서 달러 매도 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 오는 19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 이 역시 달러화 방향키를 건드릴 수 있다. ECB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내비칠 경우 글로벌 외환시장의 시선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갈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이슈의 기로에 선 달러화는 1,180원대에서 매수 쪽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당장은 양쪽 변수가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저점 매수를 시도하는 수입업체나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달러 매수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달러-엔 하락에 따른 매도세가 유입된다면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4.00/1,185.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182.10원) 대비 2.4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83.00원에, 고점은 1,184.5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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