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봉에 포함된 설 귀성비라도 현금이 좋다. 선택의 여지도 없이 설 선물만 받는 증권맨들 입장에선 그렇다.

더 끔찍한 건 있던 귀성비조차 없어진 경우다.

26일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증권사 임직원들의 희비가 갈렸다. 이마저도 이날 오후가 되면 지나가겠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설 연휴 때 귀성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대우증권 시절엔 30만원의 상여금이 나왔지만 올해부터는 미래에셋증권에 맞춰 15만~20만원 상당의 고등어 또는 한우세트에서 고를 수 있을 뿐이다.

KB증권은 귀성비와 선물을 과거 소속에 따라 따로 지급한다.

현대증권 출신 직원은 대리급 이상 60만원, 사원은 50만원의 귀성비를 받는다. KB투자증권 출신 직원은 3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임단협이 진행 중이라 귀성비도 통일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간 회사 안팎에서는 올해부터 귀성비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에 있던 제도도 없앨 수는 없다는 판단에 합병 전 수준대로 주기로 했다.

대기업 계열사 증권사들은 올해도 변동 없이 설 귀성비를 챙겨 통합 증권사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HMC투자증권은 명절마다 5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받는다. 삼성증권은 연봉에 포함된 명절 귀성비를 직급 등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연봉과 비례하는 방식이다.

2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한화투자증권도 30만원 수준의 귀성비를 받게 됐다.

금융지주 계열사 중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귀성비를 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저 20만원의 귀성비를, NH투자증권은 10만원 상당의 온라인 포인트를 전 직원에게 주고 정규직의 경우 귀성비를 따로 지급한다.

지난해 사모펀드 케이프에 인수된 케이프투자증권(구 LIG투자증권)도 훈훈한 명절을 앞두고 있다.

회사 실적과 영업이 어느 정도 안정된 가운데 20만원 상당의 최고급 굴비 세트를 일괄 지급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합병 증권사들 노조는 강력하게 귀성비 또는 위로금 얘기를 하고 있지만, 하루 이틀에 걸려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그래도 아예 선물조차 없는 증권사들도 있어 '나오는 게 어디냐'는 곳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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