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개 국가 비자 발급·입국 최소 90일 금지 행정명령

미국 내 반발 확산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반이민정책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이민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규모 채권 발행 영향이 부딪혀 보합권에서 갇힌 모습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이민정책 여파로 안전자산인 엔화에는 가파르게 내리고, 유로화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산유량 증가 우려에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라크와 시리아, 이란,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 국가 국민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120일 동안 중단하도록 한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후 미국 여러 도시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으며 의회도 크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 정책에 대한 기대는 그의 당선 이후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혔지만, 그의 보호무역주의적 성향이 이를 상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개인소비지출(PCE)이 시장 예상대로 증가했지만, 소득 증가 폭이 전망에 못 미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지표는 밋밋한 모습을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12월 PCE이 전월대비 0.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5% 증가였다.

같은 달 개인소득은 0.3%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0.4% 증가를 밑돈 결과다.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성장동력이다.

12월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전월의 5.6%에서 5.4%로 낮아졌다. 12월 저축률은 2015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헤드라인 물가 압력은 다소 높아졌지만, 근원 지표는 변동이 없었다.

PCE 가격지수는 12월에 0.2% 상승했고, 전년 대비로는 1.6% 상승했다. 11월에는 각각 0.0%와 1.4% 상승했었다.

연율 1.6% 상승은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낮은 유가와 음식 가격 등으로 지난 4년여 동안 연준의 물가 목표 2%를 밑돌고 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2월에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WSJ 조사치는 0.1% 상승이었다. 전년대비로는 1.7% 상승했다. 연율 근원 PCE 가격지수는 2016년 초반 이후 거의 변동이 없다.

11월에는 각각 0.0%와 1.6% 올랐다.

지난해 12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채가격와 달러화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2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달 대비 1.6% 상승한 109.0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코노데이 조사치는 0.6% 상승이었다.

펜딩 주택판매 결과는 한 달 혹은 두 달 안에 기존 주택판매 결과에반영된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2.65포인트(0.61%) 하락한 19,971.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79포인트(0.60%) 낮은 2,280.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7.07포인트(0.83%) 내린 5,613.7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시장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2.67% 상승한 11.92를 기록했다. VIX는 장중 12를 넘어서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1.76% 하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소재도 1%가량 내렸고 금융과 헬스케어, 산업, 부동산, 기술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애플과 페이스북, 아마존의 주가는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하락했다.

애플은 0.26%, 페이스북은 0.91%, 아마존은 0.64% 내렸다.

애플은 다음 날 실적을 발표하며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2월 1일과 2일 각각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항공주들은 트럼프 반이민정책에 따른 실적 타격 전망에 하락했다.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 콘티넨털의 주가는 각각 4%와 3% 이상 떨어졌다.

델타항공의 주가는 국내 운항 재개 소식에도 4% 넘게 하락했다.

델타항공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일 컴퓨터 결함으로 일부 운항이 취소됐지만 IT 시스템이 정상화되면서 운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투자자들이 트럼프 정책과 경제지표, 연준의 통화정책 결과 등에 주목하며 당분간 관망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다음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돌입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번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갖지 않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5월과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2.8%와 46.4% 반영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오른 2.486%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대비 변화가 없는 1.212%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대비 2.2bp 높은 3.081%를 보였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트럼프발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커지자 유럽장에서 깊어진 낙폭을 줄이며 출발했다.

BMO캐피털마켓츠는 "트럼프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공약 실행으로 그의 정치적 자본을 불태워버릴 것인지에 대한 큰 불확실성이 있다"며 "그의 친 성장정책이 나올 때까지 워성턴은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요점은 소득과 지출 모두 예상했던 수준이어서 지난주 부진했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숫자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며 "그래서 시장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크바는 "물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지만 근원 물가는 매우 지속해서 부진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증시에 이어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트럼프 불확실성으로 하락 출발하자 국채가는 반등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18% 급등한 12.52까지 오르기도 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채가는 오름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10년물 수익률은 2.466%까지 내렸다.

MS의 발행규모는 총 170억달러로 올해 최대 회사채 발행 규모이며 만기는 3년, 5년, 7년, 10년, 20년, 30년, 40년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행 중 10년 만기 채권 규모는 40억달러 어치이며 발행금리가 같은 만기 미 국채수익률에 0.8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는 초기 1%포인트 수준이던 가산금리가 낮아진 것이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게걸음 장세를 보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이번주 연준의 FOMC 정례회의가 있는 데다 1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 등도 대기해있어 국채시장이 큰 폭으로 움직일 여지는 적다고 내다봤다.

FOMC는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며, 1월 고용지표는 내달 3일 발표된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4% 반영했다.

미 재무부는 내달 1일 분기 국채발행 계획을 내놓는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는 연준은 이달에 통화정책을 바꿀 여지가 없어서 고용지표가 시장에서 유일하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디스는 연준이 지난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또 행동에 나서기는 너무 이르다며 새로운 미국 정부가 이제 막 업무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스티펠 니콜라스의 제임스 데마시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준이 12월에 시사한 것처럼 (이번 통화정책) 성명은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고 나올 것"이라면서 "2017년 구체적인 기준금리 인상 횟수나 시기에 대한 신호는 나오지 않

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마시는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관련 정책이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야자산관리회사의 바바라 레인하드 헤드는 미 성장의 또 다른 위험은 연준이 1년에 4~5차례 정도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침체를 일으킬 수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레인하드는 미 국채보다 주식에 대한 전망을 지지할 만한 경제전망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인 엔화에는 가파르게 내리고, 유로화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7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5.13엔보다 1.42엔(1.24%) 내렸다. 한때 113.40엔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69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696달러보다 0.0002달러(0.01%) 밀렸다. 장중에는 1.0620달러 수준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6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3.14엔보다 1.54엔(1.26%) 낮아졌다.

달러화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출발하자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지난 주말 달러화는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부진한 가운데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를 보인 바 있다. 이날 아시아장에서는 트럼프발 불확실성으로 엔화에 114엔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것은 달러가 올해 계속 강세를 보일 수 있는지에 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번 행정명령은 트럼프에 대한 강한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정책이 얼마나 이해할 수 없고 엉뚱한지를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독일의 물가 지표 강세에도 달러화에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지수 측정 방법을 따른 독일 소비자물가지수(HICP) 예비치는 1월에 전월대비 -0.8%, 전년 대비로는 1.9% 뛰었다. WSJ 조사치는 각각 -0.6%와 2.1%였다.

HICP가 전년비 1.9% 상승한 것은 2013년 7월 이후 최고다.

JP모건은 ECB가 2018년 초에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하겠지만, 정책금리를 2020년 후반까지는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PCE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소득 증가폭이 전망에 못 미친데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가 밋밋한 모습을 보여 달러화의 대엔화 낙폭이 깊어졌고, 유로화는 달러에 대한 낙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유럽증시에 이어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트럼프 불확실성으로 하락 출발하자, 달러화의 엔화에 대한 낙폭이 더 커졌다. 유로화는달러화에대해반등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엔화에 유로화에 옆으로 기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번주 연준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회의가 있는 데다 1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 12월 제조업 수주 등도 대기해있어, 거래를 크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는 31일 발표되며, 미국의 12월 제조업수주는 내달 3일 나온다.

전략가들은 파장이 상당한 트럼프의 추가 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안다의 딘 파플웰 부대표는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다음 움직임을 찾고 있다"며 "지난 몇 주간 이들은 세계 경제에 좋지 않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측면을 봤다"고 지적했다.

파플웰은 이번주 시장은 BOJ와 연준, 영란은행(2월2일) 등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에서 앞으로 갈 길을 찾으려 할 것이라면서 "이번주 춘절로 얇아진 아시아장과 결합된 여러 사건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오사무 타카시마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무역 정책 문제 때문에 엔화에 대해 달러를 끌어올릴 순풍을 보지 못할 것 같다며 미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은 엔화가 강해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2월10일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4센트(1%) 하락한 52.6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유가는 최근 미국 원유채굴장비수 증가로 미국 원유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돼 내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이 세계 공급 과잉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감산 합의 이행에 나서더라도 미국 생산이 증가하면 수급이 다시 균형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7:00 리포트의 타일러 라이치 공동 에디터는 "미국 국내 생산이 증가하는 것은 세계 산유국들의 생산 감축 합의 노력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일부 비회원국들은 올해부터 하루 산유량을 18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지난주 베이커휴즈는 지난 20일로 마감된 주간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가 15개 증가한 566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원유채굴장비수는 지난 13주 동안 12번 상승세를 보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같은 기간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1만7천배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그의 경기 부양정책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그의 정책 효과 등을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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