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삼성 최대실적과 물가 4%시대
<배수연의 전망대> 삼성 최대실적과 물가 4%시대
  • 승인 2012.01.0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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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나라 대표기업 삼성전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 국가 예산 325조원의 절반이 넘는 164조7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지난해에 올렸다. 그런데 정초부터 기분이 개운치 않다. 사촌이 논을 사서 배가 아픈 게 아니다.지난해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이 4%에 이르는 등 국민들의 한 숨이 삼성전자의 최대실적에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4.4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은 47조원, 영업이익은 5조2천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1분기 36조9천900억원, 2분기 39조4천400억원, 3분기 41조2천700억원 등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치열한 자기혁신 등을 통해 이룩한 쾌거이겠지만 환율효과도 일부 반영된 듯 하다. 지난해 1월3일 종가 기준으로 1,126.50원으로 출발한 달러-원 환율도 12월30일 1,156.00원에 마감하는 등 상저하고 패턴을 보였다. 우연치고는 묘하다. 삼성전자는 수출 비중이 큰 탓에 현대차 등과 함께 환율효과가 큰 대표적인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 등 한 때 세계를 주름잡던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어 달러-엔 등의 동향에도 민감한 편이다.달러-엔은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월3일 81.75엔으로 출발해 12월30일 76.97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달러-원과 달러-엔 환율 움직임>



원화값은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고 엔화값은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졌다.품질 등이 같은 조건이라면 일본 제품보다는 한국제품이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에 환상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국면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는 등 쾌거를 이룩한삼성전자를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국민들을 살인적인 물가에 방치한 정부 당국과 한국은행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기존의 통계방식으로 집계하면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은 4.4%에 달했다.당국이 환율과 금리 등 거시경제 지표를 가장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우선해서 운영한 게 아니라는 방증이다. 삼성전자 등은 이미 연평균 환율 수준이 달러당 900원이던 시절부터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다. 굳이 환율 절하라는 떡 하나를 더 줄 필요가 없었을 것 같다.

삼성전자 등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70억달러 수준을 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대부분 국가가 죽을 쑤는 가운데 비교적 장사를 잘한 나라에 속하는 셈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의 유가증권 투자도 늘어날 수 있어 달러-원 환율은 하향 조정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원화 가치가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잘사는 나라인 만큼 원화가치도 높아지고 국민들의 구매력도 그만큼 커져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외환당국은 여전히 달러-원 환율을 적정한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는 환율 수준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서민들 삶을 옥죄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참여정부시절 리터당 700~800원 수준이던 LPG가격은 지금 1천100원 수준이다. 택시기사들은 비싼 연료비 탓에 도저히 수지를 맞추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직장인들이 5천원짜리 점심을 찾기 힘들어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급격한 민심 이반을 감지한 대통령은 올해 물가를 3%대에 잡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물가 단속을 예고하며 초코파이사무관,라면과장이 부활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길을 두고 뫼로 가는 격이다. 전통적으로 물가는 선제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게 정공법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올리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잡는 데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다 9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등에 대한 부담으로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못할 상황이라면 환율이라도 국민 품에 돌려줄 때가 됐다.

지난 4년 착한 국민들 , 고환율에 노출되면서도 많이 참았다. 이제 당국은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보다 택시기사의 LPG가격과 직장인의 점심 가격을 챙겨줄 수 있는 거시경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당국은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 이면에 숨겨진 국민들의 한 숨 소리를 이제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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