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6일 서울채권시장은 트럼프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수 규모에 따라 방향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물 입찰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드-프랭크법의 타당성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금융규제 완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만든 강력한 금융규제로 꼽히는 도드-프랭크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6.55포인트(0.94%) 상승한 20,071.46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시장에서 큰 관심을 보였던 1월 고용보고서는 엇갈린 시그널이 나오면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1월 실업률은 4.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민간부문의 시간당 임금은 전월대비 0.12%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0.3% 증가를 하회했다. 반면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22만7천명으로 월가 전망인 19만7천명 증가를 웃돌았다.

미국 국채금리는 경제지표 혼조세에 강보합을 나타냈다. 10년물은 0.52bp 하락한 2.4697%, 2년물은 0.77bp 낮은 1.2009%에 마쳤다.

서울채권시장은 원화 강세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 한국, 독일 등 경상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높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지를 확인할 때까지 원화가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국인은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등에 업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모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1조6천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채권은 약 3조3천억원을 사들였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8.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47.60원)보다 9.25원 하락했다. 일주일 사이에 빅 피겨가 여러 차례 바뀌는 등 원화 강세 속도는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당국의 속도조절차원 개입 가능성도 열어둬야겠지만 달러 약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듯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채권시장에서 포지션을 줄여왔던 외국인이 재차 유입된다면 채권시장도 단기적으로는 금리 상단이 견고해질 수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1조7천억원 입찰이 예정돼있다. 외국인이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가 중요하다. 최근 국내 기관의 자금집행 등으로 단기물은 강세 흐름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수급은 우호적이다.

반면 익일 예정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앞두고 장기물은 부담을 나타낼 수 있다. 장기투자기관의 해외채권 환헤지 제한이 완화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투기관의 초장기물 구축효과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2월 경제동향을 내놓는다. KDI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방향성의 재료가 되지는 않는다.

채권 가격은 미래의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때문에 KDI가 대내외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등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센트(0.5%) 상승한 53.83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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