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지난 3일.

중구 을지로에 있는 IBK기업은행 본점에 땀에 전 무리가 등장했다. 지난 5월 선발한 기업은행 신입행원 231명이었다.

이들은 충북 충주시 기업은행 종합연수원에서 서울까지 167㎞를 걸어왔다. 불볕더위라 전 구간을 걷지는 않고 조별로 나눠가며 행군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급차도 동행했다.

본점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는 선배들에게는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선배들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힘든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농담 섞인 협박성 인사를 건넸다.

무더위 속 행군으로 두 달여 간의 연수를 마감한 신입행원들은 6일 첫 출근을 했다.

기업은행이 극기훈련으로 신입행원 연수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부터 기업은행은 신입행원들의 단합과 정신력 강화를 위해 이같은 행군을 해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밤샘 행군이나 한라산 등반도 했는데 이번에는 더위가 심해 길지 않게 릴레이 행군을 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건너편에 있는 외환은행은 불볕더위가 덮치기 전인 지난달 신입행원들을 대상으로 밤샘 행군을 시행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4시 윤용로 외환은행장을 비롯한 외환은행 임원들과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은 서울 반포대교 남단에 모였다. 경기도 신갈 외환은행 연수원에서 서울까지 약 40㎞를 밤새워 행군한 신입행원 94명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신입행원들은 25일 오후 7시께 연수원을 출발해 26일 오전 4시께 반포대교에서 임직원들과 합류한 후 다시 10㎞를 더 걸어 오전 8시 중구 을지로에 있는 외환은행 본점에 도착했다. 모두 50㎞를 행군한 셈이다.

신입행원들을 대상으로 한 극기훈련은 군사문화의 잔재라는 지적도 받지만 조직 문화를 체득하기 위해서는 꼭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기업과 외환은행 뿐 아니라 국민과 신한, 하나은행도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산행이나 행군 등을 신입행원 연수에 포함해놓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입행원들에게 자부심과 애행심을 길러주고 팀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동기애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산업증권부 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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