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로 재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펀더멘털과는 별개로 주변국 통화의 흐름이 원화 강세를 유발하는 양상이다.

당초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하면서 하락한 달러-엔 환율은 미일 정상회담 이후 돌아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이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을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환율정책에 대해 지적하지 않으면서 엔화 약세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99원대로 떨어졌다. 종전에 엔화 강세, 원화 약세로 베팅하던 시장 참가자들이 엔-원 포지션 정리에 나서면서 서울환시에서 원화 강세가 우위를 보였다.

여기에 대만달러 환율도 원화 강세 요인을 더하고 있다. 미일 정상회담이 있던 지난 주말 이후 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원화 강세폭은 눈에 띄게 커졌다.

대만계 보험사들이 해외투자시 대만달러를 팔고, 달러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원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헤지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동성이 없는 대만달러 대신 유동성 좋은 원화를 확보함으로써 프록시(Proxy) 헤지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이후 아시아통화 중에서 원화 절상폭은 제일 눈에 띈다. 중국 위안, 싱가포르달러, 필리핀페소 등 다른 아시아통화들도 0.08~0.13% 정도 절상됐지만 원화 절상폭이 0.74%에 달한다. 엔화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와 프록시 헤지에 따른 원화 강세가 합쳐진 상태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 역시 별로 힘을 받지 못하면서 서울환시에서는 달러 약세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역외투자자의 달러 매도 여파와 달러-엔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강세를 고려하면서 무거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국내 펀더멘털로 봤을 때 원화 강세가 기조의 지속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다. 이에 따른 서울환시의 저점 매수 심리도 만만치 않다. 달러화가 1,130원대 하락 후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

이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에서 저점은 1,133원대로 하락했다. 종가기준 전저점인 1,135.00원(2016년 11월8일)보다 낮은 수준에서 서울환시가 종가를 형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4.00/1,135.00원에서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42.20원) 대비 7.25원 하락한 수준이다. 저점은 1,133.20원, 고점은 1,143.5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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