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국내외 거시경제 및 채권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리 동결의 요인으로 꼽혔다. 수출은 개선되는 반면 내수 불안 우려가 겹치는 등 통화정책의 상방과 하방 압력이 혼재하고 있고 재정정책이 통화정책보다 정책수단 우위에 있다는 것도 동결 전망에 힘을 보탰다.

연합인포맥스가 20일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화면번호 8852) 조사기관 모두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올해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한 기관은 HMC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었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올해 4분기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지난해 11월 이후 점차 낮아지면서 연내 인하 전망은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의 이유로 대내외 불확실성을 꼽았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재정·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정책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과 물가 개선에도 내수 회복이 더디다는 점도 통화정책을 변경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았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이후 경기흐름은 내수 부진과 수출 개선이 엇갈리고 있고 트럼프 정부와 중국 이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 연준이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역시 연말 즈음에 금리인상 여부를 고려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과 국내 내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 의회 제출, 부채한도 협상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정 수준의 노이즈는 나온다"며 "대내적으로도 탄핵 정국, 가계부채 증가 문제 등 금리변경에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가 측면에서도 3월까지는 물가 상승이 불가피해 보이며, 어려운 국내 여건 속에서도 수출 등 일부 지표는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거시경제 불확실성보다는 금융안정을,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활용이 보다 유효하다는 인식이 이어질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전세계적인 상품가격 상승 추세와 원화 약세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것을 이유로 올해 4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반면 연내 인하를 전망한 기관들은 국내 경기 모멘텀이 부진한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환율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경우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지만 일본이나 유럽은 이와 관계없이 양적완화를 계속하는 등 한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할 시기는 아니다"며 "한국 성장률은 2% 중반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것도 하방위험이 높아 내수 소비위축과 환율 움직임을 감안하면 금리인하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는 12월부터 둔화되고 있으며, 자본유출 징후도 거의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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