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지진(Age quake)이란 영국 작가인 폴 윌리스가 1999년에 처음 쓴 말로, 2020년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은퇴하면 세계 경제에 지진이 온 것처럼 큰 충격이 발생할 것이란 뜻이다.

인구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인구지진 현상에 대해 정부 당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최근 정부과천청사에서 중장기전략 실무조정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인구지진이란 용어를 소개하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가 줄 파급 효과는 더 크고 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2017년 노인인구 비중 14%가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생산 가능 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8년이 더 지나면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신 차관은 한국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금전적 지원보다 기업ㆍ가정의 문화개혁이 필요하다는 영국의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의 주장을 전하면서, 장기적이고 과감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구지진과 관련,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새로운 금융위기를 일으키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도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이 2012년 73.1%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3년부터 감소해 잠재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베이비부머가 고령인구로 편입되면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은 71.1%(2020년)에서 57.0%(2039년)로 급락하고, 잠재성장률도 2030년에는 1.7%까지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생산 가능 인구의 비중이 최고점을 지나 떨어지면 부동산 수요가 급감하면서 부동산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일본과 미국, 스페인, 아일랜드 모두 생산 가능 인구의 비중이 정점을 지나면서 자산 수요가 급감해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고 금융위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부 권용욱 기자)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