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FOMC는 의사록에서 '꽤 이른 시일내 금리인상'을 언급했다. 일부 연준위원들은 경기개선과 물가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거론했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그널로 받아들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
서울환시에서 미 금리 인상에 기댄 롱플레이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지션플레이 여력이 약해지면서 현물환 거래량도 줄었다.
미국이 3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전까지 시장 참가자들의 롱플레이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백악관 예산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세제안은 잘 마무리되고 있지만 법적이나 다른 것들로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이 나오기 전까지 제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제개편안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만한 정책으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세제개편안이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서울환시에서 달러 강세 기대로 저점 매수에 나섰던 시장 참가자들의 실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양면성을 가진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원화 강세를 부추길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제개편안도 내용이 시원찮다거나 걸림돌이 많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를 꺾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즉, 달러 약세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정례 언론 브리핑이 예정돼 있다. 전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에게 모든 회원국의 환율정책을 솔직하게 분석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미국이 솔직하고 숨김없는(frank and candid) 환율정책 분석을 주문한 이유는 결국 환율조작국 논란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30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낮춘 후 매수가 탄탄한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1,130원대는 연기금 달러 매수로 하단이 지지된 바 있다.
외환당국 경계도 진행형이다. 최근 저점 부근이어서 수출업체들의 매도가 적극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다만, 저점 결제수요 못지않게 수출업체들도 쌓아놓은 달러는 많다.
이날 한국은행 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횟수를 줄이면서 하반월에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는 처음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에 주목할 만하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만약 이 총재가 이번 간담회에서 향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다면 한미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가 오는 3월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
오후에는 일본 12월 경기동향지수 수정치가 발표된다. 서울환시 마감 이후에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0.00/1,141.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42.60원) 대비 1.7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38.00원, 고점은 1,144.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syjung@yna.co.kr
(끝)
정선영 기자
sy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