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140원선 하향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FOMC는 의사록에서 '꽤 이른 시일내 금리인상'을 언급했다. 일부 연준위원들은 경기개선과 물가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거론했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그널로 받아들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

서울환시에서 미 금리 인상에 기댄 롱플레이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지션플레이 여력이 약해지면서 현물환 거래량도 줄었다.

미국이 3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전까지 시장 참가자들의 롱플레이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백악관 예산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세제안은 잘 마무리되고 있지만 법적이나 다른 것들로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이 나오기 전까지 제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제개편안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만한 정책으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세제개편안이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서울환시에서 달러 강세 기대로 저점 매수에 나섰던 시장 참가자들의 실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양면성을 가진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원화 강세를 부추길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제개편안도 내용이 시원찮다거나 걸림돌이 많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를 꺾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즉, 달러 약세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정례 언론 브리핑이 예정돼 있다. 전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에게 모든 회원국의 환율정책을 솔직하게 분석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미국이 솔직하고 숨김없는(frank and candid) 환율정책 분석을 주문한 이유는 결국 환율조작국 논란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30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낮춘 후 매수가 탄탄한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1,130원대는 연기금 달러 매수로 하단이 지지된 바 있다.

외환당국 경계도 진행형이다. 최근 저점 부근이어서 수출업체들의 매도가 적극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다만, 저점 결제수요 못지않게 수출업체들도 쌓아놓은 달러는 많다.

이날 한국은행 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횟수를 줄이면서 하반월에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는 처음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에 주목할 만하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만약 이 총재가 이번 간담회에서 향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다면 한미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가 오는 3월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

오후에는 일본 12월 경기동향지수 수정치가 발표된다. 서울환시 마감 이후에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0.00/1,141.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42.60원) 대비 1.7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38.00원, 고점은 1,144.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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