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자산운용업계에서 긴 경력이 곧 높은 수익률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지난해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며 업력이 풍부한 펀드매니저들의 운용 수익률이 단연 두드러졌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순자산총액 300억원 이상 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 기준으로 상위사 펀드매니저의 평균 경력이 하위사보다 훨씬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운용사 대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단순 평균한 결과 IBK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하위권에는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등이 랭크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각 회사 펀드매니저들의 경력을 비교해 본 결과, 수익률이 높았던 3개사의 평균 경력은 9년 2개월, 하위사는 7년 11개월로 15개월 이상 차이가 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를 기준으로 놓았을 때도 차이는 두드러졌다.

수익률이 높은 상위 3개사(키움투자신탁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매니저들의 평균 경력은 9년 6개월이었다. 반면 하위 3개사(미래에셋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들의 경력은 상위사보다 13개월가량 더 짧아 8년 5개월을 기록했다.

금투협이 집계한 2천700여개 펀드 평균 수익률 정도의 실적을 올린 KTB자산운용의 평균 경력은 8년 10개월로 수익률에 따라 경력도 정배열 된 형태를 보였다.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의 펀드는 회사의 대표 매니저인 팀장급 펀드매니저들이 책임 운용역을 맡았다. 반면 하위권 펀드의 경우 업계 경력이 5년 미만인 매니저들이 다수 운용역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펀드 수익률의 차이를 업력에만 근거해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중소형주가 부진하며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부진했고 스몰캡 펀드의 경우 '루키' 등이 운용을 맡아 빛을 발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부진한 주가 흐름을 헬스케어업종이나 스몰캡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저조했고 1980년대생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을 맡은 경우가 많았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운용사의 수익률은 경력이 많은 베테랑급 펀드매니저들의 활약으로 좌우된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중소형주 반등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루키'들이 맡은 펀드의 수익률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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