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황윤정 기자 = 3년 가까이 계속된 현대자산운용 매각설이 현실이 됐다.

잠재 후보자로는 시중 은행 및 지방 금융회사를 비롯해 초고액자산가들이 떠올랐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이날 오전 전 직원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이달 말까지 매수자를 선정하고 4월까지 매각을 마치기로 했다고 전했다.

모회사인 KB증권은 최근 현대자산운용을 처분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매각 주관사까지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과 DGB금융지주를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과거 우리금융지주 당시 우리자산운용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4년 5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계열 운용사를 잃게 됐다.

당시 우리자산운용의 매각가는 755억원이다. 이번에 나온 현대자산운용의 자본금은 300억원으로 북 사이즈가 작아서 인수 금액에서 부담도 적다.

DGB금융은 지난해 LS자산운용을 인수했지만, 여전히 잠재 인수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초 금융 당국이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폐지하면서 다수의 운용사를 계열사로 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은 2015년부터 자산운용사 인수를 진행해왔다. 현대자산운용과 칸서스운용이 대표적인 후보였다.

이미 DGB금융지주는 2014년 현대증권의 매각 시도가 있을 때부터 현대운용만 분할 매수하겠다고 전해온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는 KB금융지주에 먼저 현대운용 매각 건으로 접촉을 시도했다는 소문도 있다.

당시 현대운용 인수가 흐지부지되자 DGB금융지주는 7월 LS운용을 사들였지만, 현대자산운용과는 색이 다르다.

현대자산운용은 전임 김경창 전 사장 때 부동산 운영에 집중하고 주식 운용 비중은 다소 줄였다.

반면 LS자산운용은 기관 자금 운용, 특히 채권에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다수의 운용사를 보유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A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DGB금융지주가 지난해 LS를 사들였기 때문에 또 운용사 인수에 나설지는 미지수지만 현대운용이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며 "DGB뿐만 아니라 다른 사모펀드나 일반 기업체에서도 관심을 가질만한 사이즈의 매물이라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인 자산가들이 현대운용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치동 학원 강사가 200억원에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을 사들이는 등 개인 큰 손들의 운용사 인수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며 "전문사모집합투자(헤지펀드) 운용사를 세울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트랙 레코드 문제가 있어 그냥 기존 운용사의 라이선스만 사오는 게 편하다는 이유에서다"고 귀띔했다.

KB증권은 최근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주관사는 빠르면 다음 달 초 잠재 인수 후보자들에게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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